[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공기관 및 농협중앙회 출신들이 농협 계열사 이사회에 다수 진출한 걸로 드러났다. 부문별 전문성 강화를 앞세워 농협 신경분리가 추진됐는데 정작 사업구조개편으로 늘어난 계열사의 요직은 관피아와 내부 인사들에게 돌아간 것이다.
김우남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4일 “농협 계열사들의 이사회가 금융감독원 및 정부 관료와 농협중앙회 출신들에 장악됐다”며 “농협중앙회 신경분리로 계열사들이 늘었는데, 그 틈을 이용해 낙하산 인사들이 요직을 꿰차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협중앙회가 김 위원장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이사회엔 금감원 출신 인사 8명을 포함해 총 14명의 관료 출신 인사들이 진출했다.
농협금융지주는 회장을 포함한 이사 7명 중 4명이 관료 출신이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지냈으며 사외이사엔 금감원 출신 인사 2명을 비롯해 김준규 전 검찰총장이 활동 중이다. 이외에 NH농협은행에 4명,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에도 각각 2명의 관료 출신 인사들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농협중앙회 출신 인사들은 29개 농협 계열사 상임임원 55명 중 8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계열사 대표 30명 중 김주하 농협은행장 등 27명이 농협중앙회 출신이다. 이와 별도로 비리 혐의로 구속됐던 한호선 전 농협중앙회장은 지난해 11월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고문으로, 원철희 전 농협중앙회장은 올해 2월 농협유통 고문에 위촉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들이 농협 계열사 요직에 진출해 받는 연봉과 보수의 일부를 밝히며 “농협개혁 취지에 맞게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외부 인사들에게 농협의 문호가 개방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