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고추 정부 수매비축·출하조절 시작

주요 채소 가격 크게 하락 … 농민들 “시장격리 아닌 폐기해야”

  • 입력 2015.09.18 11:53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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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배추·무·고추 가격이 크게 하락함에 따라 정부 수매비축과 기존 계약재배·비축물량 출하조절이 실시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일 제6차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배추의 경우, 지난 8월 말 이후 가격이 지속적으로 약세를 타고 있으며 추석을 앞두고 출하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기준 가락시장 배추 10kg 그물망 상품 경락가는 망당 5,618원으로, 지난해 대비 7%, 평년 대비 40% 하락했다. 정부의 수급조절매뉴얼 기준으로 따지면 배추가격은 현재 하락주의 단계(포기당 2,052원 이하)에 해당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고랭지배추 생산량을 평년대비 5% 증가한 18만7,000톤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수급조절위원회는 기존 수매비축 물량 1,500톤의 시장방출을 자제하고 생산안정제 물량 1,200톤을 출하 정지하는 한편, 계약재배 물량 3,000톤 출하조절로 공급과잉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수매비축한 물량은 기상악화, 재배면적 감소로 가을배추 공급이 부족할 경우 시장에 단계적으로 방출된다.

무도 배추와 상황이 비슷하다. 고랭지무는 평년에 비해 재배면적이 2.5%, 생산단수가 8.4% 증가해 생산량이 11% 증가했다. 농업관측센터는 9~10월 고랭지무 출하량은 평년에 비해 각각 15%,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출하량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수급조절위원회는 고랭지 무 8,000톤을 수매비축하고 계약재배물량 3,000톤을 출하 조절하는 한편 생산자 자율감축 3,000톤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고추는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평년대비 22%,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산지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현재 산지가격은 600g당 5,574원으로 평년대비 21% 낮은 수준이다. 수급조절위원회는 햇고추 7,000톤을 10월까지 수매비축하고, 기존 비축물량 6,100톤은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방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이와 같은 정부의 결정에 시장격리 후 방출이 아니라 아예 폐기를 해야 가격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고랭지배추를 재배하는 김모씨는 “정부는 항상 시장격리를 한다고 생색을 냈다가 몇 달 뒤면 시장격리 물량을 김치공장에 헐값으로 넘겨버린다”며 “지금 당장은 잠시 반짝 효과를 볼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배추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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