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두잉 l 안병권

[책으로 농업읽기]

  • 입력 2015.08.29 17:36
  • 수정 2015.08.29 17:56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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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 스토리두잉. 저자 안병권

“뭔가 글쓰기를 하고 싶어도 워낙 글재주가 없어서 안돼요. 농번기에는 약 먹고 죽고 싶어도 그 약 먹을 시간이 없어서 못 죽어요. 피곤하고 몸이 파김치가 되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요. 나이가 많아 뭐가 뭔지 통 모르겠어요. 이제 배워서 뭐하게요. 어떻게 쓰나요? 머릿속에서는 이야기가 뱅뱅 도는데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캄캄해져요.”

「스토리두잉」의 저자 안병권 씨가 ‘이야기농업학교’를 운영하면서 전국의 많은 농민들에게 들었던 말이라고 한다.

매주 기사마감을 앞두고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캄캄해지기는,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고된 노동으로 점철된 농민들이 “내 얘기를 말로 하라면 2박 3일도 하지만 글로 쓰라면 못 한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법 하다.

그러나 저자는 그럴 때 마다 단호하게 답한다. “그러니까 쓰세요.”

어떻게 써야하는지, 또 어떤 장면이 가치 있는지 막막할 때 「스토리두잉」을 펼치면 퍽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특히 농민들에게 ‘내 얘기에 집중하는 법’을 사례를 통해 차근차근 알려주고 농사와 농민의 얘기를 글로 엮도록 안내해 결국 한 편의 이야기가 담긴 영상물까지 만들도록 이끌어준다. 또 디지털 시대 다양한 소셜네트워크(SNS) 활용도 언급돼 있다.

결국 어떤 방식이든 간에 내가 키운 농산물에 피와 살을 돌게 해 ‘상품’이 아닌 ‘농업의 가치’까지 얹어 소비자와 같은 편이 되는 방법을 고민해 보자는 ‘실용서’라고 분류해도 좋다.

저자 안병권 씨는 40년간 일기를 쓰고 20년간 유기농산물과 놀다가 5년째 이야기꾼으로 산다고 본인을 소개한다. 전국의 농민들을 만나면서 대한민국 농업을 스토리로 풀기를 고민하다가 현재는 이야기농업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안씨는 세상과 이야기하는 농부의 모습에 다양한 가치가 녹아있음을 강조한다.

이를테면, 생산자의 마음을 농산물에 담다보면 소비자는 먹거리의 불안을 벗어날 수 있다는 지혜. 그 연결고리가 ‘스토리’인 셈이다. ‘글농사’에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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