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가격 바닥세에 산지선 ‘폐기’

재배면적 증가·엔저현상으로 인한 출하량 증가 원인
경매사, 향후 추석까지 시세 오름세 예측

  • 입력 2015.08.28 13:09
  • 수정 2015.08.30 11:30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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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 파프리카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산지에선 중하품의 경우 산지폐기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줬다. 사진은 파프리카를 수확하고 있는 한 농민의 모습. 한승호 기자

국내 파프리카 가격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면서, 산지에서 멀쩡한 파프리카를 폐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가락시장 파프리카 5kg 상품 경매가는 1만1,707~1만7,087원. 지난해에 비해 최대 54%까지 하락했으며 평년에 비해서도 약 60% 떨어진 가격이다. 반면 반입량은 증가했다. 지난 24일 기준 가락시장 파프리카 반입량은 126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약 20% 증가했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파프리카 수확과 동시에 중·하품은 아예 폐기해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강원도 철원군에서 파프리카 농사를 짓는 용상덕씨는 “시장에는 상품만 출하하고 중·하품은 버리고 있다. 5kg 박스 상품 가격이 6,500원 정도고, 중·하품은 2,000원에 불과해 시장에 출하하면 품값도 안 나오기 때문”이라며 “중·하품도 충분히 먹을 수 있지만 최고로 좋은 물건으로만 골라 출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매사들은 파프리카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강원도 내 재배면적 증가, 엔저 현상 장기화로 인한 수출물량의 국내 유입 등을 꼽았다.

이재욱 동부팜청과 채소팀 차장은 “강원도 파프리카 재배면적이 지난해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 일례로, 강원도의 일부 지역에서 공동선별에 참여하는 농가의 총 재배면적이 8만평에서 12만평으로 증가했다”며 “여기에 소비 부진과 엔저 현상으로 인해 수출 물량 일부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파프리카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중 서울청과 채소부장도 “강원도 철원군의 파프리카 재배면적이 20~30% 증가했다. 또 일본으로 수출되는 국내산 파프리카가 가격 경쟁력에서 네덜란드산에 밀리고, 엔저현상도 장기화되면서 수출 물량이 감소했다. 수출 물량 중 일부는 국내 시장으로 출하됐다”고 말했다.

그래도 반가운 소식은 지난 25일 원-엔 환율이 지난해 10월 17일 이후 처음으로 100엔당 1,000원을 넘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경남 함안군 가야읍에서 파프리카 농사를 지어 일본에 수출하는 변종호씨는 “엔저 현상으로 1년이 넘도록 파프리카 가격이 계속 좋지 않았는데, 환율이 최근 2개월 사이에 많이 회복됐다”면서도 “10월 20일 정도에 수확을 시작하는데, 세계적인 경기 불황 때문에 마냥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향후 국내 파프리카 시세 전망에 대해 이재욱 차장은 “현재 워낙 시세가 없어 오르긴 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현중 부장도 “파프리카 시세는 추석까지 현재 대비 30~50% 정도 오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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