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익모초 이야기

  • 입력 2015.08.21 13:33
  • 수정 2015.08.21 13:35
  • 기자명 나현균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나현균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장

유난히도 더운 올 여름, 땀을 흘리고 일하다보면 더위를 먹어 입맛을 잃기가 쉽다. 이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약초가 있다. 어릴 적 여름, 배탈이 나거나 더위를 먹어 밥을 먹지 못할 때면, 어머님은 으레 밭 가장자리에서 자라던 잎사귀가 뾰쪽뾰쪽한 풀을 한 웅큼 뜯어오셨다. 그 풀을 확독(돌확)에 넣고 짖고 찧어 물을 붓고 걸러낸 녹즙, 그 시퍼런 물을 사발에 받아 한 모금 들이키면 나는 곧 기절할 것만 같다. 너무나 쓴 그 맛! 당장 토해내고 싶지만 어머님의 매섭고 간절한 눈매에 나는 할 수 없이 그것을 억지로 목안으로 밀어 넣는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것을 마시고 나면 언제 그랬냐 싶게 배탈이 가라앉고 입맛이 돌곤 하였다는 것인데, 그때 어머님이 주신 풀이 바로 익모초라는 약초였다.

익모초(益母草)는 한자이름 그대로 “어머니를 이롭게 하는 풀” 이라는 뜻이다. 오래 전부터 여성들을 위한 선약 중 으뜸으로 쳐왔으며, 조선시대 유명한 여류시인 황진이도 이 익모초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

“하루는 황진이가 선비네들의 술시중을 들고 있는데, 혹자는 ‘나는 시경을 독파했네’ 하며 자랑하고 또 다른 이는 ‘나는 사서삼경을 다 통달했네’ 하며 자랑하자 황진이가 그것을 비웃으며 한마디 거들었다. ‘저는 월경에 통달하였사옵니다.’”

그녀가 월경에 통달할 수 있었던 묘약이 바로 익모초였던 것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을 보면 익모초는 불임증과 월경불순의 조절에 효과가 많아 부인의 선약(仙藥)이라 하였다. 또, 혈액을 잘 순환시켜 어혈을 없애주고, 몸이 붓는 것을 치료하며, 소변을 이롭게 한다고 하였다.

또한 익모초의 잎에는 레오누린(leonurine), 레오누리딘(leonuridine), 루틴(rutin)등의 성분이 있어 당뇨병에 혈당을 강하시키는 작용을 하며 또한 비타민 A와 지방유 등의 성분은 눈을 밝게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익모초의 씨앗에 눈을 밝게 하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익모초는 데워 먹어도 좋고, 배탈에는 생즙이 좋다. 생 익모초 100~200g 정도 즙을 내어 복용한다. 월경불순이나 생리통 또는 냉증에는 마른 잎과 줄기 10~20g 정도를 물 1리터에 넣고 차처럼 끓여 수시로 복용한다.

익모초는 항암작용도 상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방암이나 자궁암 위암에 익모초 15~20g을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복용한다.

익모초의 겉모습만 보면 개똥쑥이나 돼지풀등과 구별이 어렵다. 하지만 줄기를 자세히 보면 익모초 줄기의 단면은 사각형 모양이며 희고 작은 털이 풀 전체에 덮여 있고, 꽃이 피면 줄기에 보라색계통의 꽃이 촘촘히 맺히는 걸 보게 된다.

익모초는 2년생 풀로, 1년차는 여름날에 발아하여 약 20센티 이하의 풀로 자라다가 2년차에는 봄부터 자라나 가을에는 1미터 이상의 풀로 커서 열매를 맺고 생을 마감하는데 약재로 이용하는 것은 바로 2년차 꽃필 무렵에 채취한 잎과 줄기다.

더운 여름일에 쫓겨 땀을 많이 흘리는 요즘, 일하시다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자칫 건강을 잃기 쉬운 요즘, 무엇보다 음식에 주의하고 건강을 생각해서 적절한 휴식으로 몸을 식힌 후 다시 일에 임하시길 부탁드린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