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농민 위하는 설립목적에 충실해야 신뢰 얻는다”
“농협중앙회, 농민 위하는 설립목적에 충실해야 신뢰 얻는다”
  • 홍기원 기자
  • 승인 2015.08.16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진도 좋은농협만들기 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2003년 노무현 대통령(당시 대통령 당선자)은 “전국 각지에 조직이 있어서 농협이 힘이 센지, 내가 힘이 센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짙다고 농협의 역사엔 각종 횡령과 비리가 꼬리표처럼 달린다.

최근 검찰이 농협을 향해 사정의 칼날을 겨눴다. 전방위적인 압박이 지난 1999년 전국 농·축·임·인삼협 수사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대검 중수부가 그해 5월 밝힌 수사결과에 따르면 각종 비리에 연루된 861명이 입건됐고 287명은 구속됐다. 일반범죄 사건으론 사상 최대규모의 입건 구속자 수를 기록한 검찰의 칼날 아래 원철희 2대 농협중앙회장도 구속됐다.

박진도 좋은농협만들기 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는 “개인범죄로 보고 개인의 부도덕성만 비난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한사람이 아니라 줄줄이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에 농협중앙회의 구조적 문제를 짚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농협중앙회가 농민을 위한 조직이란 걸 보여주지 않으면 신뢰를 얻기 힘들다. 농협중앙회의 설립목적에 충실하면 저절로 신뢰가 생길 것이다”라고 향후 농협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 박진도 좋은농협만들기 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어떤 문제로 농협이 계속 비리 의혹에 시달리나?

민선 농협중앙회장 3대가 다 구속됐다. 회장에게 힘이 있기에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데 막상 회장은 주식을 보유한 것도 아니고 임기 4년 선출직일 뿐이다. 회장의 힘은 막강한 조직인 농협중앙회에서 나온다고 봐야 한다. 중앙회가 어마어마한 금융그룹이고 대규모 경제사업도 하고 있다. 회원조합들도 중앙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조직이다. 그 힘에서 농협중앙회장의 힘이 나온다.

최 회장은 비상임이기에 권력이 없다는 반론도 있는데?

농협중앙회 회장은 대의원회 의장과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상임이냐 비상임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비상임이다. 그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협이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해석, 원인은?

정권 차원에서 농협중앙회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표를 움직이는데 농협이 필요하고 농협도 정치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농협중앙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문제다. 3월 조합장선거를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로 치렀는데 농협은 공공단체가 아닌 농민들의 자주적인 협동조합이다. 헌법재판소 역시 2000년 논란이 됐던 통합농협법에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러니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거 아닌가.

농협개혁운동 장기간 지속할 방법은?

농협개혁에 관한 연구가 별로 없다. 농협에 대해 사람들이 무관심하다. 농민조합원과 농민단체가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데 농협개혁에 무관심하다. 농민들 대다수가 농협을 비판하면서 농협개혁에 적극적이지 않다. 개혁운동을 한다고 개혁이 되겠냐는 체념이 있는 것 같다.

농식품부와 농협에서 벗어난 연구자도 없다. 농협을 연구해서 농협의 문제가 뭔지 알아야하고 일반사람들이 연구자들이 관심을 갖도록 해야할 필요가 있다. 농업 내부의 일로만 바라보니 농업과 농협이 고립된 거다. 일반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농협중앙회 내부에선 농민이 아닌 3자인 좋은농협 운동본부가 조직을 흔든다는 시각도 있다.

운동본부에도 전농, 전여농, 가톨릭농민회 등 농민단체들이 있다. 또, 농협이 망하면 직접적 피해는 농민들이지만 그 못지않게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는다. 그래서 소비자단체도 들어와 있는거다. 소비자가 농업 당사자가 아니면 누구에게 농산물을 판매할건가 묻고 싶다. 환경단체도 들어와 있는데 농협이 환경을 망치면 당사자인가 아닌가.

친농협적인 농민단체가 아니면 당사자가 아닌가. 그런 얘기가 농업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불러온다. 농협개혁운동을 하면서 안타까운 점은 농협 스스로가 아무것도 안한다는 거다. 남탓할 게 아니다. 참 안타깝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