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하는 농민이 누구인지 알자

  • 입력 2015.08.16 10:52
  • 기자명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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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정신문 박선민 기자]

텃밭꾸러미를 신청해서 2주마다 채소꾸러미를 받고 있다. 사실 마트에 가면 바로 구할 수 있는 채소들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꾸러미의 취지에 공감해서다. 가격적 측면만 생각했거나 상품성이 극대화된 먹거리를 찾는다면 꾸러미를 찾지 않았을 듯싶다. 먹거리를 함부로 버리지도 못한다. 누가 얼마나 정성을 들여 생산했을지 가늠이 되기에 처음 보는 채소도, 평소에 먹지 않았던 채소도 때 맞춰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확실히 내가 농부를 알면 먹거리를 대하는 자세도 달라진다.

그래서일까. 토종씨앗, 슬로푸드 등 농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을 찾는 농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소비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종자주권, 식량안보가 중요하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비자들이 공감하지 않으면 지킬 수 없단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먹는 사람이 없으면 농업도 존재하지 않는다. 생산자는 농민이지만, 결국 안전한 먹거리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은 소비자다. 그러나 소비자는 누가 생산하는지, 내가 먹는 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조차 모르고 먹는다. 생산의 과정이 가려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상품만 보고 사먹기 때문에 농업의 중요성과 위기를 인지할 틈이 없다. ‘농업을 지키자’가 공염불로만 들리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에 김원일 슬로푸드한국협회 사무총장이 미국의 ‘노우유어파머’를 사례로 들며 “우리가 먹는 먹거리를 누가 생산하는지 알아야 소비자가 먹거리에 대한 책임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Know Your Farmer, Know Your Food(노우유어파머, 노우유어푸드 : 당신의 농부를 알고 당신의 먹거리를 알자)’는 미국 농림부가 자국민의 로컬푸드 체계 증진을 위해 2009년부터 설정한 농정의 방향이다. 지역 내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계를 통해 농업경제 활성화, 농촌사회 강화, 건강 증진, 환경 보호를 꾀하고 있다.

이처럼 농산물 시장 개방에 앞장서는 미국도 자국민에게는 개방농정이 아닌 농업의 가치를 알리는 일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민들도 소비자의 중요성에 대해선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농민단체들은 소비자의 참여를 활성화시키는 다양한 활동을 도모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활동이 농민들의 자구책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에서도 농업의 가치를 농정에 잘 버무려, 소비자의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위한 정책에 힘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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