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려스러운 KBS의 왕우렁이 보도

  • 입력 2015.08.09 11:23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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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강원도 한 저수지에서 아마존 어종인 피라냐가 발견돼 떠들썩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저수지에서 발견된 피라냐는 육식성 어종으로,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와 유해 외래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였다.

이런 배경으로 KBS는 탐사 보도 프로그램 추적60분을 통해 지금까지 국내에 들어와 문제가 되고 있는 유해 외래종의 피해에 대해 보도했다. 그런데 그 중 친환경농업에 사용되고 있는 ‘왕우렁이’에 대한 보도에 친환경 농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KBS는 보도를 통해 왕우렁이가 동면을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적응해 번식함으로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환경 논농사에 제초용으로 사용 되는 왕우렁이가 잡초제거 뿐 아니라 벼까지 먹어치워 피해가 크다는 이야기다. 또한 하천으로 흘러나온 왕우렁이는 왕성한 번식력으로 하천을 점령하고 있으며 배설물이 하천 오염까지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왕우렁이는 1980년대 일본에서 식용으로 도입했다가 실패, 방치되던 것을 왕성한 식욕으로 논의 잡초를 제거하는 데 활용하면서 친환경농업에 이용됐다. 이후 우리나라에 도입돼 친환경 논농사에서 우렁이 농법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왕우렁이의 왕성한 식욕과 번식력이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겨울에도 완전히 죽지 않고 일부 동면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왕우렁이 관리 지침을 통해 적정 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왕우렁이가 다소 피해를 일으키긴 하지만 환경보호 효과가 더 크다. KBS가 보도한 피해는 일부의 내용을 침소봉대한 것으로 일반적 사례라 할 수 없다. 만일 왕우렁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면 결국 제초제 사용으로 회귀해야 한다. 제초제의 독성은 널리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벼를 죽이는 피해는 지금도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초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왕우렁이가 주는 영향과 비교할 수조차 없다.

따라서 KBS의 왕우렁이 보도가 무엇을 위한 보도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KBS는 지난해에도 친환경 농업에 대한 왜곡 보도로 친환경 농민들에게 치명적 피해를 준 바 있다. 이번 보도 역시 같은 맥락으로 친환경 농업과 농민들에게 피해가 예상된다. 이는 공영방송사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가 아닐 수 없다. KBS의 적절한 해명을 요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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