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31일 밥쌀수입 강행 ... 전농, 농식품부 앞서 농성 돌입

지난 5월 1만톤 ‘유찰’ … 이번엔 3배 늘려 ‘3만톤’
입찰공고 하루 전 의원실 별 ‘설명’ … “기습보고 안받겠다” 거부도

  • 입력 2015.07.24 12:43
  • 수정 2015.12.02 10:13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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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가 밥쌀용 쌀 9만 톤을 올해 계획대로 수입하겠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24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50여명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밥쌀 수입 저지와 신의 없는 이동필 장관 사퇴를 위한 농민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장관 사퇴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가 밥쌀용 쌀 9만 톤을 올해 계획대로 수입하겠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24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50여명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밥쌀 수입 저지와 신의 없는 이동필 장관 사퇴를 위한 농민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가 밥쌀용 쌀 9만 톤을 올해 계획대로 수입하겠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24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50여명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밥쌀 수입 저지와 신의 없는 이동필 장관 사퇴를 위한 농민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연 뒤 밥쌀 입찰이 이뤄지는 31일까지 농성에 돌입했다. 한승호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가 밥쌀용 쌀 9만 톤을 올해 계획대로 수입하겠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지난 22일 경기 여주지역 농민들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밥쌀용 쌀 수입 반대’, ‘이동필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정부의 밥쌀수입이 31일 다시 강행된다. 지난 5월 유찰물량 1만톤의 3배, 3만톤이다. 극심한 가뭄도 한풀 꺾이고 벼가 잘 자라기만 바라던 농민들은 또다시 아스팔트로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 농식품부)는 23일 aT를 통해 오는 31일 밥쌀 3만톤 수입 입찰공고를 냈다. 지난 5월 수입하려다 실패한 물량 1만톤을 포함해 총 3만톤 규모다.

밥쌀 수입 입찰 문제는 공고 하루 전인 22일 한 일간지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3만여톤을 우선 추진하고 이후 8월 말과 연말에 각각 3만여톤씩 추가 수입해 총 9만톤을 수입한다고 농식품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22일 농식품부 김종훈 식량정책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일(23일) 3만톤 입찰 공고는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언론 보도가 모두 정확한 것은 아니다. 입찰 회수와 물량은 유동적인데, 다만 9만톤 보다는 최소화 한다는 것이 농식품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모내기도 어려웠던 극심한 가뭄을 극복한 농민들은 또다시 아스팔트로 나섰다. 밥쌀수입 보도가 난 22일, 대표적인 곡창지대 여주시농민회 소속 농민들이 세종시 농식품부 청사 앞에서 ‘밥쌀수입 STOP 이동필장관 OUT’, ‘쌀값폭락 주범 밥쌀용수입 반대’ 등의 피켓을 움켜 쥔 채 울분에 찬 기자회견을 했다. 

▲ 농림축산식품부가 밥쌀용 쌀 9만 톤을 올해 계획대로 수입하겠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24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50여명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밥쌀 수입 저지와 신의 없는 이동필 장관 사퇴를 위한 농민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4일엔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50여명이 농식품부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분노한 심경을 드러내는 한편 밥쌀 입찰이 이뤄지는 31일까지 농성에 돌입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밥쌀 3만톤을 기습 수입하려는 이동필 장관은 더이상 농식품부 장관이 아니다"라며 "당장 사퇴하고 우리쌀을 지키겠다고 국민을 호도한 새누리당은 농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전농 박형대 정책위원장은 “우리는 TRQ 운용협의회에서 밥쌀 수입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식량정책포럼’에서 논의하자고 했고, 부족하지만 이에 응했다. 지난 15일 포럼 첫 자리에서 밥쌀 TRQ 문제는 8월 13일 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는데, 농식품부는 자기들이 만든 대화기구마저 무시하고 밥쌀을 기습처리하려 한다”고 맹비난 했다.

농식품부는 국회 보고도 ‘기만적이고 기습적’으로 처리하려다 호된 질타를 얻었다. 지난 5월, 밥쌀 1만톤 유찰 이후 전국 농민들의 들끓는 분노는 국회 농해수위 야당 의원들에게 전해졌고, 의원들은 “최소한 국회 보고는 하라”고 호통을 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형식적 보고에 급급했다. 공고 하루이틀 전 부랴부랴 의원실 개별 방문으로 가까스로 ‘설명’을 하는 형식에 그쳤기 때문이다. 심지어 김우남 위원장실 한 관계자는 22일 오후까지 “밥쌀수입 관련 보고는 없었다”고 확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은 농식품부가 기습보고도 모자라 허위설명까지 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황 의원은 “농식품부가 밥쌀수입 공고 하루 전에야 한 장짜리 보고서를 들고 오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면서 “보고서 내용 또한 전농, 가톨릭농민회를 포함한 주요단체에 관련 설명을 마치고 15일에 식량정책포럼 1차 회의를 통해 밥쌀 수입 필요성에 대한 농업인 설명과 홍보를 마치고 공감대를 형성중이라고도 설명했다. 하지만 전농 관계자에게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언제 밥쌀수입 결정을 했냐는 질문에, 최근이지만 밝힐 수 없다고 하더라.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이런 보고 안받겠다’는 호통을 쳤다”고 당시를 증언했다.

무리한 밥쌀입찰 논란 속에 전국농민회총연맹은 24일 기자회견에 이어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밥쌀수입 경매가 진행되는 31일 이를 저지하는 집회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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