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고들빼기와 씀바귀

  • 입력 2015.07.17 10:15
  • 수정 2015.07.17 10:16
  • 기자명 나현균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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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현균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이사장

고들빼기는 먼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어온 봄나물중의 하나로 <명물기략>에는 고들빼기란 명칭의 유래가 나와 있다.

“고채는 고도라고도 하는데, 이것이 고독바기가 되었다.”

고도란 쓴 맛의 차를 의미하고 바로 이 고독바기에서 고들빼기의 이름이 유래한 것이다.

고들빼기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 요즘 항암약초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데, 약효를 떠나서 우선 고들빼기나 씀바귀로 김치를 담가 놓으면 그 쌉싸름 매콤한 맛에 없던 입맛이 절로 돈다.

고들빼기보다 쓴 맛이 한층 강렬한 씀바귀는 맛과 꽃의 모양새가 비슷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씀바귀의 꽃술은 검은데 반해, 고들빼기는 꽃잎과 같은 노란색이다. 잎 모양도 약간씩 다른데, 고들빼기는 잎이 줄기를 감싸고 있으며 잎 끝이 뾰족한데 반해, 씀바귀는 줄기에서 그냥 뻗어 나왔으며 잎 끝이 둥글다. 뿌리를 보면 고들빼기는 원뿌리가 통통한데 반해, 씀바귀는 가는 뿌리들이 나란히 함께 뻗어 있다.

또 고들빼기보다 잎과 키가 커서 왕고들빼기라 불리는 방가지똥이란 약초도 있는데, 그 쓰임새는 고들빼기와 비슷하다 하겠다.

고들빼기는 주로 염증을 다스리는 역할을 하는데 그 효능의 비밀은 바로 그 쓴 맛에 있다. 한의학에서 쓴 맛은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청열 작용이라 하는데, 고들빼기나 씀바귀의 쓴 맛은 인체에 적절한 약효를 줄 정도로 신이 내린 조화를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쓴 맛은 이담작용을 하여 간의 정체된 노폐물을 제거하여 간의 염증을 다스린다. 따라서 간염이나 간경화 환자에게 좋은 역할을 한다. 또한 더운 여름철 더위를 먹거나 음식을 잘못 먹어 위가 상했을 때 먹으면 위를 다스리며 입맛을 돋우는데, 쓴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하여 위장을 튼튼하게 하기 때문이다.

씀바귀 또한 이에 못지않다. 지난 몇 년간 보건복지부의 의료기술 연구개발 사업비를 지원받아 씀바귀의 성분을 조사해온 원광대 인체과학연구소 정동명 교수(생체공학)팀의 발표에 따르면 “씀바귀의 추출물이 토코페롤에 비해 항산화 효과가 14배, 항박테리아 효과가 5배, 콜레스테롤 억제 효과가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되어있어 항스트레스, 항암, 항알레르기 효과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씀바귀 추출물이 이처럼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것은 면역증강, 항암에 뛰어난 ‘알리파틱’과 노화억제, 항산화 기능을 지닌 ‘시나로사이드’와 같은 성분이 다른 식품에 비해 풍부하기 때문이다.

고들빼기는 키가 크면서 끝에는 새순이 항상 올라오기 때문에 끝을 꺾어주면 봄부터 가을까지 올라오는 잎을 계속 따먹을 수 있다. 잎을 따서 물로 씻어 생으로 먹기도 하고 즙을 내어 먹기도 하며 초고추장에 양념을 해서 생채로 먹어도 맛이 있다.

날씨는 덥고 습한데, 논밭에서 하루 종일 일하다 더위를 먹기 쉬운 요즘 고들빼기나 씀바귀로 쌈이나 나물을 해서 드시길 권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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