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춘추] 대박되는 창조적 농축산업에 대항하라

  • 입력 2015.07.17 10:12
  • 기자명 우희종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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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희종 서울대 교수

요즘 GMO라고 하는 ‘유전자 변형 생물체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가 범상치 않다. 이번달 초 국내 연구진이 주도하는 국제 연구팀이 유전자 교정기술로 근육량이 훨씬 많은 ‘슈퍼돼지’를 만들어냈다는 보도가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되었다. 일명 유전자 가위라고 이름 붙인 DNA를 자르는 효소를 이용해 돼지의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유전자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변형시켜 기존 돼지보다 근육량이 많은 돼지를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다.

보도에는 이 연구의 높은 경제적 가능성과 더불어 ‘GMO는 외부 유전자가 삽입된 동물·식물을 말하는데 이 연구에서는 자연 상태의 유전자 기능을 제거한 것이기에 GMO로 볼 수 없다’고는 하지만, 균형 잡힌 생체 내 유전자 연결망을 고려할 때 특정 유전자 기능의 제거는 생체 균형을 교란시키기에 장차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GMO는 생산성과 유통·가공 상의 편의를 위하여 유전공학기술을 이용, 기존의 번식방법으로는 나타날 수 없는 유전형질을 지니도록 개발된 생물체를 의미하고, 이미 우리 일상생활 속 깊이 들어와 있다. 농가에서 익숙한 제초제, 각종 내병성, 해충저항성, 저장성 향상 등의 영농 개선형 농산물은 1세대 GMO라 해서 결코 낯선 존재가 아니며, 현실에서 우리는 날마다 이러한 GMO를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번 보도의 근육형 돼지처럼 품질 및 영양개선의 기능개발 작물은 제2세대 GMO이며, 제3세대 GMO라 해서 고부가가치의 의약품 효과를 나타내는 단백질, 항체 및 효소 등의 유용물질을 GMO 동식물에서 생산하는 시스템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GMO의 안전성과 생태계 영향에 대하여 누구도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약물과 달리 평생 매일 섭취해야 하는 식품이라는 특성 상 장기 독성에 대한 엄밀한 검토 없이, 더욱이 개발 기업의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개발 정보마저 기업 비밀로 공개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GMO 안전성에 대한 부정적 연구결과는 이미 많지만, 올해 초 미국 농무성에서 GMO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던 현 미주리대학교 토양미생물학 교수가 몬산토사가 개발 보급한 GMO 기술과 특히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Glyphosate)에 의해 파괴되는 토질, 작물 및 환경생태계에 대한 비공개 내용을 밝힌 바 있고, 요즘 들어 증가하고 있는 ‘글루텐 알레르기’ 혹은 셀리아크병(celiac disease)이 라고 하는 자가면역질환과 깊은 상관관계마저 알려지고 있다.

특히 식물성 GMO가 아닌 안전성에 있어서 더욱 조심해야 할 동물성 GMO마저 연어나 돼지, 소 등에서 이미 연구 개발되고 있고, 이번 보도의 근육 돼지도 그런 흐름 속에 있다. 국내에서도 국내 개발 GMO 안전성 심사 제도를 마련하고 있어 장차 GMO생산국으로의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국제적으로 GMO에 매우 관대한 국가이며 세계에서 2번째로 GMO를 많이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여러 나라와의 FTA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현 정부 기조에서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농수산업은 미래성장 엔진이자 대박산업’이라는 발언은 결코 기존의 농축산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첨단 과학기술과의 접목으로 또 다른 대기업 후원의 발언으로 파악된다. 이런 흐름을 맞이하여 우리 농축산인은 생태적 유기 생산에 대한 방향 설정과 더불어 이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강력히 요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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