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토종씨앗] 가지가지 장점이 많은 ‘가지’

  • 입력 2015.07.05 09:33
  • 수정 2015.07.05 09:34
  • 기자명 권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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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 씨앗

▲ 권윤자(경북 의성군 점곡면)
그 옛날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종자는 재산이다. 소중히 다루고 잘 보관해야 된다’고 말씀하시며 제철에 나오는 모든 씨앗들을 받아서 돌가루 포대봉지나 무명 자루에 넣어서 방안 천정이나 처마에 주렁주렁 달아두던 때가 생각난다. 그래서인지 내가 시집 온지 41년이 되었지만 시부모님이 쓰던 종자들을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대량 생산은 아니지만 조금씩 보관을 하고 있다. 콩, 메밀, 녹두, 팥, 땅콩, 깨, 배추, 파, 가지, 오이, 호박, 상추 등 집에서 기를 수 있는 웬만한 것은 씨를 지켜오고 있다. 씨가 필요한 분들에게 조금씩 나눠 드리기도 하고 우리집 먹거리를 위해 부지런히 뿌려서 먹고 있다.

그러던 중 2010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성군 점곡면) 의성군농촌보육정보센터에 토종텃밭(지역농업연구회)이라는 모임이 생겼는데 토종종자를 보존하기 위해 결성된 모임이다. 1인 1토종종자 갖기 운동, 센터 내 채종포운영, 어린이날 토종모종나누기, 자연농법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내가 채집한 배추씨가 전여농 경북연합 토종학교를 할 때 씨앗나누기에 한몫을 해서 너무 흐뭇하고 행복감을 느꼈다. 2012~13년 2대 토종텃밭 회장을 역임하면서 토종씨앗에 대한 소중함과 애착심을 더 가지게 되었다. 누가 토종씨앗에 대해 물으면 열심히 설명해 줄때 뭐라 말할 수 없는 자부심을 느낀다. 2012년 식량주권 투어단 퍼스트푸드(First Food)에서 외국인 참가단이 우리 토종텃밭에 견학을 왔다. 그분들에게 토종씨앗 몇 가지를 나눠 드렸더니 너무 좋아해서 행복한 부자라는 말이 이런 것이구나 싶어 더더욱 소중함을 느꼈다.

우리 토종텃밭의 영원한 발전을 기원하면서 ‘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한다. 신토불이 토종가지는 길이 짧고 몸통은 통통하지만 달고 맛이 있다. 토종가지는 생으로 먹어도 맛있다. 씨를 받는 법은 가지를 늙혀서 수확하여 4등분 갈라서 햇볕에 말려 그대로 보관하면 된다. 모종을 내기 전에 물에 불렸다가 씨를 골라내서 심으면 된다. 싹을 잘 틔우기 위해서는 씨앗을 물에 불리는 것이 중요하다.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우리의 토종종자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몬산토 종자 회사가 자기네 것으로 특허를 내 종자를 가져 올 때 마다 비싼 로열티를 내면서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 안타깝다.

육종에 비해 수량은 떨어지지만 맛도 품질도 좋은 우리 것을 농민들은 물론이고 도시민들도 많이 애용하고 사랑해 주기를 바라며 우리 것이 최고의 것이 되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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