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공부 잘하는 아이

  • 입력 2015.07.03 13:39
  • 수정 2015.07.03 13:41
  • 기자명 방민우 생명마루한의원 분당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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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민우 생명마루한의원 분당점 원장

사교육 1번지 대치동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입시는 강남으로 통하고 개천에서 용나길 기다리기보다는 강남에서 잘 키워보자는 학부모의 교육열은 좀처럼 식지 않는다. 한의원에서 자녀의 총명탕을 지어가는 부모들의 열망은 결국 높은 성적이다. 자녀의 성적이 좋아지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탓할 수 없는 일이지만, 총명탕을 먹으면 성적이 내일이라도 바로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는 실로 지나치다.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잠을 잘 자야한다고 조언한다. 동의보감에 ‘총명탕’은 글자 그대로 눈과 귀를 좋아지게 하는 약이다. 눈과 귀는 세상을 인지하는 창구이다. 총명탕의 약재성분(석창포, 원지, 백복신 등)은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마법처럼 복용하면 바로 성적을 높이는 약이 아니다. 성적에는 다양한 요소가 관여한다. 즉, 지능지수가 반드시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보니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 편인데 공부를 못한다”라는 말도 이 때문에 나온 말일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총명탕은 공부에 집중이 힘든 경우, 깊이 잠들기 힘든 경우를 개선하여 인지기능을 높이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잠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다. 내원하는 청소년층의 대부분이 잠이 실로 부족하다고 느낀다.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부모들은 잠과 성적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잠을 덜 자고 공부해야 성적이 오르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늦게 퇴근해야만 회사 일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인정받는 산업화세대의 낡은 공식과 마찬가지다. 주입식 교육과 암기의 성과가 성적의 잣대인 시절에는 잠이 부족하더라도 많은 양을 담는 것이 중요할지도 모른다. 사실 잠이 부족하면 암기력마저도 저하된다. 수면 부족이 심각해질 경우 기억력은 약해진다. 우리의 뇌를 컴퓨터로 생각하면 쉽다. 컴퓨터의 경우 램은 단기 기억이고 하드디스크는 장기기억 장치인데, 수면은 우리 뇌의 입력부터 저장까지의 모든 과정에 영향을 끼친다.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잠을 자는 셈이다. 필요한 수면시간은 개인차가 있다 쳐도 크게 보면 수면의 양은 인생에서 실로 크다. 수면의 질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수면하는 동안 심장이 쉬지 않는 것처럼 수면하는 동안 뇌가 정지하여 쉬는 것이 아니다. 뇌는 수면 내내 끊임없이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수험생일수록 충분한 수면이 매우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할 것이다. 잠에 의해 뇌의 기억력은 강화되고 판단력에도 영향을 끼친다.

잠을 충분히 자고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자. 시험 전날이나 당일이 되면 가슴이 너무 두근거린다거나, 막상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거나, 너무 긴장되어 항상 실수를 하는 등의 증상은 수면 부족의 영향이 크다. 성장기의 과도한 스트레스는 수면장애로 이어지고 성적보다 중요한 성장에도 방해를 할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해야한다. 성장 중인 나이에는 성장호르몬이 깊이 잠들었을 때 주로 분비된다. 성장기 때 잠을 덜 자면 키가 클 기회도 줄어들고 면역도 약화된다.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건강해야 공부를 잘하는 것처럼.

잠자리에 누운 후 잠이 드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이상이다. 잠자리에 누우면 오히려 각성된다. 잠든 후에도 자주 뒤척거리거나 일어나게 된다. 잠은 쉽게 드는데 자는 동안 꿈을 많이 꾼다. 이른 새벽에 자주 깨며 다시 잠들기 어려워 항상 피곤하다. 낮에 쉽게 피곤해지고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시험 전날에는 지나치게 긴장되고 가슴이 두근거려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이상은 진찰하면서 수험생 환자들이 많이 호소한 현상들이다. 아이가 잠을 잘 자고 있는지 한 번 체크해보길 권장한다. 잠 잘 자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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