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에 수확기 농산물 출하 ‘비상’

수도권 중심 발주량 감소 … 대형마트 매출 하락

  • 입력 2015.06.12 14:49
  • 수정 2015.06.12 14:52
  • 기자명 홍기원·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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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안혜연 기자]

메르스 확산 사태가 수확기를 맞은 농산물 출하에도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메르스 확산 중심지역인 서울·경기 지역은 농산물 최대 소비처이기에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이 어려운 상황이다.

농산물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대형마트 손님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이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대비 7.9% 감소한 반면 온라인 주문은 56.9% 신장했다”며 “아직까지는 농산물 시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당연히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서울 가락시장의 한 유통인도 “반입 물량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소비 쪽이 부진해 재고가 쌓일 수 있다”며 “아직 전반적으로 농산물 시세가 특별히 하락하지는 않았지만 시장 내 물량 처리가 계속 원활하지 못하면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수도권의 대량 소비처에서 소비가 부진하자 수확기를 맞은 산지의 발주량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달까지가 성출하기인 함안 수박은 평균 20~30% 가량 발주량이 줄어들었다. 특히 이달부터 나오는 기능성 (컬러)수박은 1주에 1만6,000여 통을 예상발주량으로 잡고 있었으나 메르스 확산 사태를 정면으로 맞닥뜨려 전망이 불투명하다.

안병용 함안군조공사업법인 대표는 “대형마트에 소비자들이 오길 꺼리다보니 매출이 줄고 있다, 서울·경기가 전체 출하량의 70%를 차지하는데 이 지역 확진환자가 많으니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50만 통은 더 출하해야 하는데 농산물 수확시기에 왜 이러는지 관내 농협 조합장들의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출하가 한창인 성주 참외는 수입 과일 증가에 메르스 확산까지 맞아 경고등이 켜졌다. 성주참외원협 APC 관계자는 “매년 수입 농산물 증가로 판매가 5%씩 줄고 있는데 메르스 발병 이후 미미하지만 대형마트에서부터 출하량이 빠지고 있다”며 “서울경기지역에 80%를 출하하는데 3차 감염까지 확 퍼지면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경계했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농산물 소비 위축을 우려한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농산물 소비 촉진에 나섰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지난 9일 메르스 발생지역 현장점검활동차 전북 순창군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바이러스와 농산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이 안전하므로 국민들이 예전처럼 많이 소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전라북도는 현재 많이 생산되고 있는 계절 농산물 판매가 부진함에 따라, 순창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오디·복분자·매실 등 6만톤을 일괄 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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