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화상경마장 정식 개장 강행

반대여론 외면 논란 … 주민들 ‘온몸 저지’ 선언

  • 입력 2015.06.07 09:5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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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 용산화상경마장이 마권발매를 개시한 지난달 31일 인근 성심여고 학생들과 주민 수십 명이 화상경마장 앞에서 마사회를 규탄했다. 김율옥 성심여고 교장이 학생들 앞에서 교육환경 보장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끝내 용산화상경마장(용산 렛츠런 CCC.) 정식 개장을 강행했다. 주민들을 상대로 한 소송을 취하하는 등 전향적 자세를 보이던 마사회가 돌연 일방적인 개장을 단행하자 주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용산화상경마장 마권발매를 개시했다. 그러나 주민들과 각계의 반대를 무시한 ‘일방적 강행’이라는 점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달 28일 국회 등에 개장을 알리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주민대책위와의 대화가 단절돼 있던 상황에서 불과 개장 사흘 전의 보고로, ‘기습 개장’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으로는 정홍원 국무총리 재임 당시 국무총리실에서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과 관련, 총리 부재를 틈탄 편법 개장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주민대책위는 교육 및 주거환경 보장을 외치며 768일째 개장 반대 투쟁을, 503일째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개장 당일인 지난달 31일 인근 성심여고 학생들을 포함한 수십 명의 주민들이 모여 마사회를 규탄했으며, 화상경마장 입구에서 마사회 직원들과 경미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주민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율옥 성심여고 교장은 “서울시, 국회와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도 무시하고 총리가 부재한 상황에 개장하려 하고 있다. 도대체 마사회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은 이 땅에 없는 건가”라고 개탄하며 “처음부터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싸움이다. 주민들은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대책위는 용산화상경마장 정식 개장에 ‘온몸 저지’를 선언한 상태다. 마사회가 이미 마권발매를 개시한 상황에서 연일 집회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으며, 김광진, 이학영, 전병헌(이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국회의원들도 빈번히 동참해 힘을 싣고 있다.

마사회는 개장이라는, 주민대책위는 개장 철회라는 대전제를 내세우고 있어 양자 간 대화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회 각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포기한 채 강행했다는 점은, 정식 개장은 했어도 앞으로 마사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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