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토종씨앗] 단맛이 더한 강원 홍천 물팥

  • 입력 2015.05.29 16:52
  • 수정 2015.05.29 16:53
  • 기자명 김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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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팥

▲ 김정자(강원도 홍천군 남면)
꼭 20년 전인 1995년 가을, 사철 푸른 아랫녘 진도에서 이 멀고 추운 강원도로 시집을 왔다. 아들 둘에 딸 하나, 성실한 남편과 농사를 짓고 있다. 친환경유기농법으로 채소농사를 지어 한살림에 납품을 하고 있으며 논농사도 꽤 짓는다. 고춧가루와 무청 시래기 등을 언니네텃밭 장터에 내고 있다.

홍천군여성농민회와 언니네텃밭 꾸러미 사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토종씨앗을 심고 있다. 예부터 심어오던 것들도 대부분 개량종 씨앗이고, 예전에 간혹 심어지던 씨앗들이 갈수록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내가 조금씩 심어 이어가는 씨앗이 우리 토종종자를 지키는 일이라 하니 더욱 챙겨서 심게 된다. 더욱이 오이, 브로콜리 등 하우스 채소 농사를 하다보니 매년 종자대금도 만만치 않아, 우리 종자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봄부터 가을까지 하우스농사에 종종걸음을 하다가도 토종씨앗 채종포의 일은 놓치지 않는다. 홍천군여성농민회와 행복중심생협이 운영하는 홍천 토종씨앗공동채종포의 주체를 맡아 채종포 작업을 꼼꼼이 챙기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물팥은 전여농 강원연합이 토종씨앗 나눔을 할 때 받아와 심고 있다. 붉은 팥만 심다가 뽀얗고 말간 빛이 이쁘고 신기해서 심어보았다. 6월말 초복 전에 파종해 가을 서리 내리기 전 수확한다.

개량종 팥에 비해 꼬투리도 짧고 알이 잘아 고르는데 손이 더 가기는 하지만 단맛이 더하고 껍질이 얇다. 팍신한 맛은 좀 덜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좋다고 찾는 사람들도 있으니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동안은 워낙 소량을 심어 주로 전여농을 통해 씨앗 나눔을 하고 밥에 놓아먹기만 했지만 올해엔 좀 더 많이 심어 떡을 해먹어보려 한다. 붉은 팥이나 동부와는 달리 떡을 할 때 거피를 하지 않고 떡을 할 수 있어 좋고 단맛이 더하니 맛있는 떡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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