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상대로 사기 치지 말라”

농민들, aT 밥쌀용 쌀 입찰 설명회에 면담 요청
경찰, 6시간 대치 끝에 강제로 농민들 끌어내
국회 농해수위 새정치연합 의원들, 밥쌀용 쌀 수입 반대 회견

  • 입력 2015.05.15 22:02
  • 수정 2015.05.15 22:14
  • 기자명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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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50여명이 지난 12일 전남 나주시 광주전남혁신도시 내 aT 본사에서 밥쌀용 쌀 수입 중단 및 사장 면담을 촉구하며 농성을 시작하자 경찰들이 강제로 퇴거시키는 가운데 김영호 전농 의장(오른쪽)과 김재욱 전농 광전연맹 의장을 본사 밖으로 끌어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정부가 약속을 어기고 밥쌀용 쌀 1만톤 수입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농민들은 즉각 수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약속을 어기고 밥쌀용 쌀 1만톤 수입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농민들은 즉각 수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정부가 약속을 어기고 밥쌀용 쌀 1만톤 수입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농민들은 즉각 수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김영호, 전농), 전국쌀생산자협회(회장 이효신)와 강진, 나주, 무안, 영광, 영암 등 전남 각 지역에서 모인 농민 50여명은 지난 12일 전남 나주에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앞에서 정부의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창 모내기로 바쁜 때에도 농민들이 일을 제쳐두고 모인 까닭은 이날 aT가 21일 밥쌀용 쌀 전자입찰을 앞두고 입찰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해 WTO에 ▲513% 관세화 ▲국가별 쿼터 폐지▲밥쌀용 쌀 의무수입 폐지▲MMA 물량 용도지정 폐지를 담은 수정 양허안을 제출한 가운데 이번에 밥쌀용 쌀 수입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쌀 7만7,000톤을 추가로 수매비축키로 한데다 밥쌀용 쌀 30% 의무수입마저 올해부터 없어진 터라 밥쌀 수입 명분이 전혀 없다.

이에 농민들은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을 촉구하고 피해를 호소하고자 모였으나, 경찰은 전경버스 9대 등 경찰 인력 300여명을 투입해 농민들을 강력 저지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밥쌀용 쌀 수입은 정부가 정신줄을 놓은 행위”라며 WTO쌀 협상 이면합의와 쌀값 폭락을 부채질하는 밥쌀용 쌀 수입을 당장 중단하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밥쌀용 쌀을 사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있었지만 오늘 설명회를 한다고 한다. 약속을 파기한 셈”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농민들은 쌀값이 떨어져 죽을 지경인데 여기다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농민들에게 사기 치는 정부를 상대로 끝까지 쌀 수입을 막아낼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날 농민들은 경찰의 철통경계 속에 철저히 차단됐다. 농민들은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aT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공사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경찰에 가로막혀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aT 본사 내부로 들어간 후에도 농민들은 aT 1층 홀에서 면담을 기다렸지만, 경찰의 봉쇄만 있었을 뿐이다.

이후 약 6시간 가량 대치상태가 진행되다 저녁 7시쯤 경찰은 강제로 농민들을 끌어냈다. 김영호 전농 의장과 농민들은 “정부는 사기 치지 말라. 약속을 지켜라”고 외치면서 끌려 나갔다.

이날 aT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설명회는 무산됐다. 하지만 참여업체들은 인터넷을 통해 입찰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aT는 계획대로 21일 전자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농민들은 입찰이 진행되는 21일까지 농성을 이어가며, 입찰 당일인 21일 aT 앞에서 농민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신정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4명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밥쌀용 쌀 수입 방침에 항의했다. 이어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떨어진 쌀 값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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