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넝쿨에 줄 매고 고추 지주대 세우고

사진이야기 農·寫 경희대 학생들, 충남 아산서 봄농활 ‘구슬땀’

  • 입력 2015.05.10 20:38
  • 수정 2015.05.10 20:49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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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 고승범(왼쪽), 정유진 학생이 오이 넝쿨에 유인줄을 매다는 중 우스개소리를 하며 웃고 있다. 밀짚모자와 알록달록한 일바지가 제법 잘 어울린다.
   
▲ 이과대학 농활대장인 이중근씨가 가지 순 양쪽에 집게를 꽂고 있다.
   
▲ 고추 지주대를 세우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는 학생들.
   
▲ 학생들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여성농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하루 작업을 마친 학생들이 작업도구를 챙겨 숙소로 돌아가고 있다.
   
▲ 숙소인 세출리 마을회관에서 농활 평가서를 작성하는 학생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노지오이 전국 최대 생산지로 꼽히는 충남 아산시 배방읍의 한 오이밭. 촘촘히 지주대가 세워진 두둑 위로 두세 뼘 가량 올라 온 오이 넝쿨에 유인줄을 매다는 작업이 한창이다.

50여 미터 되는 고랑을 오가며 넝쿨 고정 작업에 두 팔을 걷어 부친 고승범씨는 생각만큼 일에 속도가 붙지 않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손에 익지 않아서 줄 매듭짓기도 힘들어요. 아니나 다를까 아버님께서 잘 좀 묶으라고 꾸중도 하시던데요.(웃음)” 멋쩍은 듯 고씨가 허연 이를 드러내며 웃자 맞은편에서 함께 작업하고 있던 정유진씨가 후배가 안쓰러운 듯 한마디 거든다. “승범이는 농활이 처음이에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전농 아산시농민회와 경희대학교 학생들이 ‘TPP 가입반대·대학구조개혁평가반대 2015 아산시 봄농활’을 진행했다. 봄농활에 나선 약 200여명의 학생들은 사전에 약속된 각 마을로 흩어져 영농철을 맞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농가에 일손을 보태는 등 구슬땀을 흘렸다.

특히, 배방읍 세출리로 농활 온 이과대학 학생들은 오이 넝쿨 작업 및 고추 지주대 박기, 가지 순 세우기 등 여러 작업을 도우며 농민들과 의미있는 연대의 시간을 가졌다. 이과대학 농활대장인 이중근씨는 “함께 일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현재 농민이 처한 문제에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최선을 다해 농민들과 만나고 일손을 보탰다”고 말했다.

농활 온 학생들을 위해 참을 내어주던 이희연(76) 할머니는 “손주·손녀 같은 학생들이 와서 일을 돕는 다고 하니 그저 고마울 뿐”이라며 “일도 잘하고 말도 잘하고 해서 오늘은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성식 아산시농민회 사무국장은 “2박3일의 짧은 봄농활이지만 이 땅의 농민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였으면 한다”며 “여름농활엔 더 많은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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