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 탈송전탑 원정대>

  • 입력 2015.05.10 18:32
  • 수정 2015.05.10 18:33
  • 기자명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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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깊은 책 한권이 세상에 나왔다. 밀양 할매 할배들이 쓴 책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다.

밀양 할매 할배들이 2015년 3월 한 달 동안 무려 2,900km에 걸쳐 전국의 핵발전소와 송전탑 지역을 돌면서 본 대한민국 ‘나쁜 전기’의 실체를 책에 담았다. 그 여정을 이계삼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이 기록하고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가 감수를 맡아 한티재에서 펴냈다. 우리나라 에너지 문제를 한눈에, 쉽고 재미있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노순택 작가를 비롯한 사진작가들이 현장을 담아낸 시적인 사진도 수록됐다.

‘밀양 할매 할배들’은 2005년부터 이른바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에 매진해 온 밀양시 송전탑 경과지 4개면 주민들을 말한다. 현재 공권력의 힘으로 철탑이 완공되고 시험 송전까지 이뤄졌으나, 현재 225세대가 합의금 수령을 거부하며 버티고 있다. 아직도 매일 아침 밀양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5월 현재도 상동면 고답마을 115번 철탑 선하지에 농성장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철탑만 바라보고 살았던 밀양 어르신들이 직접 철탑을 따라 나섰다. 그 끝에는 ‘핵발전소’가 있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밀양 할매 할배들이 탈핵과 탈송전탑을 만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들을 수록하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 전력공급 요충기지인 충남 당진, 한국 반핵운동의 중심지인 전남 영광, 765kV의 철탑이 관통하는 횡성·평창·여주·광주·안성에 이어 핵 산업으로 피해 받는 경북 고리·월성 주민을 방문한다. 긴 여정을 통해 이 책은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핵발전소 주변 지역의 실상과 이력, 송전탑 지역 주민들의 가슴 아픈 삶의 축도를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탈핵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강원도 삼척과 핵폐기장을 차례나 막아낸 경북 영덕을 방문한다. 이제 이 세상을 위해 보람 있는 일로 여생을 보내고자 하는 밀양 어르신들의 결심에 따라 밀양 송전탑 투쟁은 ‘탈핵 탈송전탑 투쟁’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는 탈탈원정대 북콘서트를 열고 지난 6일부터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 하하허허홀에서 시작해 4개월간 전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북콘서트는 밀양 어르신들의 낭독과 토크쇼, 사진작가들의 사진전, 독립영화 감독들이 제작한 영상 상연, 초대 공연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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