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국가식품클러스터, 지역민들의 꿈 저버리면 안된다”

[인터뷰]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입력 2015.04.26 12:41
  • 수정 2015.04.26 12:54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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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한-미 FTA 협상이 타결(2007년 6월)되자 정부는 보완대책의 일환으로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내놓았다. 위기에 놓인 한국 농어업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식품산업을 강화시킨다는 취지에서다. 총 사업비 5,535억원을 투입해 식품수출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망이 시작도 전에 ‘과대포장’ ‘부실추진’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장흥 강진 영암)은 농식품부에 3월 중순경부터 이와 관련한 자료를 요구하며 철저한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의 부실함이 연일 보도 되고 있다. 이 사업의 문제점에 주목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는 심화되고, 지역의 재정은 갈수록 어렵다. 이런 때 지역에서 벌이는 국가사업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조속히 개발하고 산업을 유치해 지역의 고용과 세원이 늘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길 바란다. 지역민들은 그런 꿈에 부풀어 있는데, 정부의 사업은 불확실하고 속도가 더디다. 이 과정에 어떤 문제는 없는지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설명해 달라.

정부 당국이 투자 유치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법적 구속이 약하지만 홍보하기 좋은 MOU에 몰두하다보니 내실을 기하지 못한다. 기업의 투자약속을 받아 이를 홍보하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면 지역민들의 컸던 기대가 실망으로 이어진다. 농식품부는 기업들과 MOU를 맺으면서 실제 투자의사가 있는지, 경제적 가치를 낼 수 있는지 면밀히 따져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유치효과 홍보에 급급했다. 그 결과 해외기업 가운데 정체가 불분명한 기업과 MOU를 체결한 것이다. 체코의 ‘프라하의 골드’라는 기업은 법인 설립이 MOU체결 불과 십여일 전에 이뤄졌고 주요 투자자의 투자자본도 우리 돈 5만원(자본금 1,000코루나)에 불과하는 등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그런가하면 2009년에 MOU를 체결한 기업이 아직도 투자금액을 정하지 못했다거나, 당초와 달리 투자의사를 철회했다거나 하는 문제도 있다. 농식품부는 국내외 107개사와 모두 7,917억원 규모의 MOU를 체결했지만, 우리의 요청으로 재확인한 결과 이 중 19개사(투자 규모 2,871억원)만 투자 의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가 실체 없는 기업과 MOU를 맺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정부의 사업이 이렇게 정확한 조사 없이 추진될 수도 있는지 의아스럽다.

해외 기업에 대한 재무정보 파악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프라하의 골드’라는 체코 기업이 맥주생산업체로서 유망한 기업이라는 사실은 현지에 확인해보면 쉽게 알 수 있을 텐데도, 농식품부는 유치에만 급급하다보니 이를 간과했다. 농식품부는 ‘프라하의 골드’가 ‘체코 투자자들이 합작해 고품질 체코 맥주를 생산하기 위해 설립한 체코의 국내법인’이라지만, 설립 등기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다 국회와 언론의 지적이 있자 뒤늦게 확인한다거나 하는 것은 정부의 행위로 볼 때 상당성이 떨어지는 일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은 총 사업비가 5,535억원이나 들어가는 사업이다. 이처럼 부실하게 운영해선 안 된다.

농식품부는 모든 의혹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대응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농식품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프라하의 골드’의 신뢰 근거에 대해 코트라 프라하 지사에서 소개를 했다거나 국내에 들어와 식품클러스터 인근 용수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다는 등의 내용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개별적 사실이 아니라 명확한 재무상황과 업계에서의 위치 등 객관적 지표를 통해 평가하고 유치하는 것이 타당하다. 동네 구멍가게가 아닌 정부 기관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향후 국가식품클러스터의 발전방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예정대로 내년에 완공을 마치고나면 기업들이 바로 들어가 산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갖추고, 또 경제 효과를 낼 수 있는 역량 있는 기업의 유치를 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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