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억원 쏟아붓는 국가식품클러스터, 가동도 전에 무더기 논란 ‘확산’

MB 공약·한-미 FTA 국내 대책 … 식품산업 인프라 강화 목표
입주 2년 지연·유령회사 MOU 체결 등 산 넘어 산 … 농식품부 ‘사실과 달라’ 해명

  • 입력 2015.04.26 12:16
  • 수정 2015.04.26 21:44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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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한-미 FTA 대책의 일환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연일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애초에 정부가 발표한 경제적 효과도 부풀려졌으며, 공사 진척 또한 지지부진, 게다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체코의 한 기업은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는 가운데, 농식품부는 이 모든 게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으로 맞서고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정부가 국내 식품산업의 연구·개발, 생산, 유통, 가공 등을 총망라한 단지를 조성, 사업비 5,535억원을 투입해 2017년 본격 가동한다는 국책사업이다.

▲ 지난해 11월 24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국가식품클러스터 기공식은 박근혜 대통령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정관계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치러졌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국민일보는 지난 20일자에 국가식품클러스터(식품클러스터)의 문제점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북 익산에 들어설 식품클러스터 부지는 지난해 11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나 정부가 발표한 2017년 본격적인 운영은 힘들어 보일 정도로 지지부진하다는 것. 그마저도 정부가 지난 2012년 종합계획 발표 당시 ‘2015년 입주 목표’가 여러 이유로 지연된 운영시점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정부가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통해 연매출 15조원, 신규 일자리 2만2,000여개 창출 이라는 경제적 효과가 투자유치 실적부터 활발하지 않아 허망한 전망이 될 것이란 우려다.

실제 정부는 2017년 국내외 160개 기업·연구소 입주를 목표로,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위해 입주 기업들에게는 취득·등록·재산세 등 각종 세금 혜택과 투자보조금 등 다양한 기업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해외투자 기업은 3년간 법인·소득세가 100% 면제된다.

그러나 국내외 100여개 식품관련 기업과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투자의사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 19개뿐이라는 사실은 정부의 경제효과 기대가 부풀려졌다는 근거가 되고 있다. MOU 체결 기업 중 지난 1월, 1차 분양시 계약을 체결한 국내 업체 또한 하림, 원광제약, 조은 건강, 에이젯시스템 등 4개 기업이 전부다.

기업들은 2015년 완공 약속이 2017년, 2018년으로 미뤄지는 것 등을 이유로 투자메리트가 시들해졌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불거진 여러 문제점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을 하고 있다.

농식품부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팀 임영조 과장은 우선 경제효과가 부풀려졌다는 부분에 대해 “전북도가 의뢰해 2008년 산업연구원이 연구용역을 추진한 결과에서 제시한 것”이라며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식품기업 등의 입주가 완료되고 2020년 본격 가동을 전제로 한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정 상황에 대해서도 “기업지원시설은 2016년 6월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며 20일 현재 통합공정률은 42% 수준, 산업단지는 내년 말 공사완료를 목표로 평균 공정률은 8.4%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MOU 체결 국내 기업수 108개 중 19개 기업은 투자의사를 유지했고, 약 70개 기업도 투자검토 마무리 단계”라며 기업 투자 저조 부분도 일축했다.

다만 당초 목표했던 2015년 산업단지 조성이 설계과정 중 관계부처 협의, 토지보상, 문화재조사 등으로 지연됨에 따라 투자양해각서 체결 기업 중 일부가 투자의사를 철회한 것은 인정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국민일보 측이 집요하게 분석한 MOU 체결기업 ‘프라하의 골드’가 ▲실체 없는 유령회사(서류상 회사) ▲자본금 5만원이 안 되는 실버라인 캐피탈이 MOU 체결직전인 지난 2월 설립한 법인 등의 충격적인 폭로에 대해서도 농식품부는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는 강력한 입장이다. 아울러 ‘프라하의 골드’측이 국가식품클러스터 지원센터에 보낸 문서를 근거로 “2015년 2월 13일 적법하게 설립됐고, 법원 등록절차는 25일 이전 완료될 것이며, ‘프라하의 골드’가 실체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단호하게 항의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0일 열린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농식품부는 기업의 재무상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투자 의사만 있으면 곧바로 MOU를 맺었다”며 묻지마식 MOU 체결실태를 질타하면서 “이와 관련 철저한 감사를 실시하라”고 이동필 장관에게 요구했다.

황 의원실 관계자는 “내년에 이주를 시작한다는 식품클러스터 사업이 너무 더디다는 데서 자료요구를 시작했다”며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대한 시설지원은 국비가 투입되고, 지자체 또한 기업에 직접 지원한다. 막대한 국민의 세금이 쓰여지는 사업이 이렇듯 허점이 많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농식품부의 허술한 정책집행 실태를 다시한번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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