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농업] 농기계·비료 등 영농자재 공급 개선

  • 입력 2015.04.24 16:17
  • 수정 2016.07.25 21:15
  • 기자명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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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겸임교수

전국 곳곳에서 모내기 소식이 들려오면서 바야흐로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되었음을 알게 된다. 한반도 북쪽에서도 조만간 ‘모내기 전투’를 알리는 소식이 전해져 올 것이다.

북한은 모내기철에 일손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당과 행정기구는 물론 학생, 군인, 도시 직장인들에게도 모내기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이 집중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농번기 일손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이는 농기계의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데서 비롯된 것인데, 근본적으로는 경제 전반의 위기가 영농자재 산업부문의 축소를 초래했기 때문이었다.

1980년대까지는 트랙터, 이앙기 등과 같은 농기계 공급이 충분했기 때문에 일손 부족이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1989〜1991년 동구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에너지와 원자재의 공급 부족이 점차 심각해지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농기계를 비롯한 영농자재 산업부문의 가동률이 낮아지고, 노후화된 시설을 제때 보수하지 못하는 문제가 누적되면서 농기계, 비료, 농약 등과 같은 영농자재의 공급부족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농기계산업의 급격한 축소로 농번기 일손부족이 심각하게 되면서 제때 모내기를 하지 못해 식량생산성이 떨어지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그래서 매년 모내기철이 되면 이북 전 지역에서 마치 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은 모내기 전투가 벌어지곤 했다. 올해도 조만간 모내기 전투를 독려하는 캠페인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그런데 모내기전투를 강조하는 캠페인의 강도가 최근으로 올수록 조금씩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모내기 인력 동원도 그 횟수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2000년대 초반 북한을 방문했을 시기에 비해 2000년대 중반에는 모내기 인력 동원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최근 북한 방문자들의 말에 의하면 캠페인의 강도 및 인력 동원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트랙터나 이앙기와 같은 농기계의 공급이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농기계 수요를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지만 농기계의 공급 증가로 인해 일손 부족 현상이 현저히 개선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락원기계연합기업소, 룡성기계연합기업소, 구성공작기계공장 등 농기계 관련 산업의 시설이 보수되고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농기계 공급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3월에는 북한과 벨라루스 사이에 농기계 및 자동차 수출과 장비 생산 공장 설립, 경공업 제품 공급, 농업 부문 협력을 위한 경제협력을 체결하기도 했다.

농기계 외에도 비료, 농약, 비닐 등과 같은 영농자재의 공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비료의 공급 증가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2008년 북한에 비료지원을 중단할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비료부족 때문에 식량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식량생산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그 이후에도 식량생산량이 비록 완만하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자체적인 비료공급이 비교적 원활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이해할 수 있다. 흥남비료연합기업소,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등과 같은 대규모 비료공장의 시설보수가 이뤄지고 가동률이 높아진 결과이다. 또한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석유 대신에 자체 매장량이 풍부한 석탄을 원료로 하는 석탄화학공업을 발전시키면서 비료의 원재료도 비교적 원활하게 공급하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처럼 최근 북한의 식량생산이 증가하고 식량부족 문제가 개선된 것에는 농기계, 비료, 농약, 비닐 등과 같은 영농자재의 자체 공급 증대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영농자재 공급 증대는 산업 전반에 걸쳐 연관부문의 시설보수 및 가동률 상승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경제 전반의 상황이 개선되면서 식량생산이 증가하고 식량부족 문제가 완화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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