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육계계열화사업에 참여하는 농협에 거는 기대와 우려

  • 입력 2015.04.17 14:21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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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이 성장하면서 축산계열화는 더욱 확대됐다. 축산계열화가 축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반면 축산계열화가 광범위하게 확대 되면서 개별농장 단위의 경영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육계의 경우 시장의 90%를 계열화업체가 장악한 상태다. 개별 사육농가들은 시장에서 약자로 일방적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제 개인사육 닭은 끝났다는 것이 육계농가들의 이야기다. 이러다 보니 농가들이 계열업체의 위탁농가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위탁사육의 장점이라면 시장 가격에 상관없이 사육성적에 따라 일정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축사만 가지고 있으면 별도의 자본을 투입하지 않고도 안정적 수입을 보장받는다는 것이다. 허나 실상은 사육농가와 계열업체 간 불공정 거래가 문제되고 있으며, 사실상 슈퍼 ‘갑’의 위치에 있는 계열업체 앞에서 농가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협의 육계계열화 사업 참여 소식은 육계계열화 사업의 폐단을 견제해 건전하게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민간 기업이 주도하면서 계열화사업의 독점적 지위를 넓혀가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이 공공성을 토대로 농가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면 육계산업 분위기도 한층 건전해지지 않을까. 그러나 현실이 그리 녹록 않다. 농협이 현재 목우촌을 통해서 이미 사업을 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이렇다 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가공시설도 충분히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 않는가.

이는 농협의 고질적 문제로 경영자들의 무사안일하고 복지부동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육계산업은 생물을 다루기 때문에 항상 위험성이 내포된 사업인 만큼 책임 있는 경영을 하지 않는다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농협의 계열화업체 인수가 농협의 퇴직 직원의 자리마련을 위한 게 아니냐는 농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육계농가가 기대하듯 지금까지 나타난 육계계열화의 폐단을 견제하고 사육농가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건전한 산업발전의 책임을 가질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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