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대까지 안심하고 한우 키울 수 있도록”

[인터뷰] 이근수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

  • 입력 2015.04.17 14:05
  • 수정 2015.04.17 14:06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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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속절없는 수입개방, 생산비의 증가, 대기업 자본 잠식. 나날이 그 운명이 기울어 가고 있는 한우산업이지만, 다른 한 쪽에서 이를 지탱해 내는 한우자조금이 있다는 사실은 더없는 다행이다. 전국한우협회 전북도지회장으로, 전농 전북도연맹 한우대책위원장으로 한우농가 투쟁 최전선에 서 왔던 이근수씨가 새로이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았다. 한우산업의 위기에 숙명처럼 맞서고 있는 그에게서, 신임 위원장으로서의 포부를 들어봤다.

▲ 이근수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
위원장 취임 이전부터 많은 활약을 해 왔다. 한우업계에 첫 발은 어떻게 내딛었는지 궁금하다.
소를 키우는 건 유년시절부터의 꿈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에 내려와 토끼부터 시작해서 막연히 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꿈만 갖고 시작했지 현실을 알았다면 못 했을 것이다. 젊어서부터 소 키우는 일밖에 할 줄 몰라 땅을 놀릴지언정 고추 한 포기 심어 먹지 않는다. 한우만 600두 이상 일관사육하고 있는데, 출하실적과 등급판정률 등을 볼 때 전국 10% 이내에 드는데도 지난 5년간 7억원의 손해를 봤다. 이러니 평범한 영세 한우농가들은 얼마나 어려운 상황이겠는가.

한우협회에서도 전북도지회는 선봉 격이라 할 정도로 활발한 운동을 전개해 왔다. 자조금관리위원장으로서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역할이 요구될 것 같은데.
위원장 선거에 나오면서 분명히 밝힌 게 있다. 지금까지는 대정부·대자본 투쟁에 앞장서 왔지만, 앞으로는 우리 농업과 관련된 모든 세력과 협력해서 농업을 지켜가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농민이 하나가 되고, 관련기관 등 산업 자체가 하나가 돼 농업의 위기를 알려나가야 한다. 일각에선 협회 도지회장과 자조금 위원장을 겸임하는 데 우려도 있는 것 같지만, 지역의 일과 중앙의 일은 서로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따로따로 제 역할을 다할 자신이 있다.

최근 도축두수가 줄어들고 있다. 올해 자조금 조성과 사업계획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사육두수가 줄어들면 자조금 조성액이 줄어드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각 사업별로 집행 대비 효율성을 분석해 한우자조금 사업을 전반적으로 정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한우자조금 사업규모는 총 352억원이다. 한우가격 안정과 한우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 등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올해부터는 ‘수급안정 적립금’을 신설해 30억원을 배정, 위기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한우자조금과 한우협회의 새로운 집행부가 나란히 출발선에 섰다. 앞으로 협회와는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활동할 생각인가.
자조금은 사업조직이며 협회는 농가를 대표하는 운동조직으로, 한우자조금이 한우협회의 위상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회와 자조금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상호 보완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해야 한우산업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한우협회와의 동반자적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의 각오와 한우농가·소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금 우리 세대의 한우농가뿐 아니라 후대의 농가들까지 한우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농가들도 한우를 잘 키우는 방법을 연구하고, 한편으로는 대정부·대기업 투쟁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힘을 보태줬으면 한다. 한우만큼 안전하고 몸에 좋은 음식도 없는 만큼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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