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아이들이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권리

  • 입력 2015.04.06 00:15
  • 수정 2015.04.06 00:18
  • 기자명 방민우 생명마루한의원 분당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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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민우 생명마루한의원 분당점 원장

화창해야 할 봄날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이 미세먼지에 시달리고 있다. 황사에 미세먼지까지 덮친 요즘 집안 환기를 시켜야할지 말아야할지, 아이들과 따뜻한 봄의 기운을 느끼기 위해 산책을 감히 나서도 되는 것인지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고 고민해서 결정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날씨는 화창했지만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지 못하고 나선 탓에 아기들이 모세기관지염에 걸려 심한 고열로 앓게 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반대로 미세먼지와 황사의 영향으로 특수를 보는 곳도 있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가전 매장에서는 미세먼지까지 깨끗하게 제거해준다는 공기청정기, 청소기가 고가에 팔려나가고 대형마트와 약국에서는 황사마스크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미세먼지는 우리 머리카락의 20분의 1에서 30분의 1 직경이라고 하니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니다. 일반 먼지와는 달리 인체에 걸러지지 않고 들어가는 탓에 폐포 깊숙이 들어간다. 이러한 위험성에 대하여 이미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런데 막상 길거리에 나가보면 미세먼지 수치가 ‘나쁨’인데도 불구하고 왜 마스크조차 쓰지 않는 사람이 대다수일까? 심지어 아이를 동반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빈도가 크게 늘어서 친숙해진 탓일까?

미세먼지 ‘걸음마’ 수준의 경보시스템

최근 들어 미세먼지와 황사의 계절에 따른 차이는 사라져보인다. 예전에는 봄철 황사와 초미세먼지가 관련이 깊었으나 최근에는 봄의 앞뒤로 비교적 긴 시간동안 초미세먼지와 황사에 자주 노출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정한 미세먼지에 대한 우리의 경보시스템은 어떠할까? 경보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미세먼지가 단순히 환경오염 물질이 아닌 1급 발암물질로 분류가 되고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기오염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경보이다. 그동안 대기오염은 먼지, 솔벤트, 디젤 매연, 중금속 등의 성분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정도라면 미세먼지는 발암물질이다. 오늘의 미세먼지 경보가 나쁨인지조차 몰랐다는 사람들도 사실 꽤 있다. 아이, 노약자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은 더욱 매일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접하는 미세먼지 경보에 관한 정보는 턱 없이 부족하다. 일기예보나 어플에서 알려주는 미세먼지에 대한 내용은 ‘정보’에 불과하다. ‘경각심을 일깨우는 경고’와 대비책에 대한 교육이 빠져있다. 특히 학교, 유치원등의 미세먼지 및 황사로 인한 휴교는 자율적으로 대처하도록 하고 있는데 엄격한 기준과 정확한 조치 마련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된다. 미세먼지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마스크를 쓰는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될 국민 전체의 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보 수준과 대응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영유아·어린이와 미세먼지

미세먼지는 체내 깊숙이 침투한다는 점에서 영유아와 어린이 성장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특히 임산부에게는 건강한 아기를 낳으려면 대기오염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황사에 더해 자동차 배기가스, 스모그, 부유분진, 미세먼지 등이 뒤엉키고 시야를 가린다. 야외에서 따스한 햇빛 아래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야 하는 현실이다. 미세먼지 덕분에 실내에서 놀 수 있는 아이들의 장난감이 부모들 사이에 인기다. 놀이터에서나 볼 수 있었던 미끄럼틀을 집에 두어야 할 정도로 아이들은 좀처럼 외출하기가 어렵다. 흙이 오염된 놀이터, 미세먼지에 오염된 공기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가 없다. 환경문제의 심각성은 이제 코로 실감하는 정도에 와있다. 잠시만 외출해도 어른도 목이 따가울 지경이다. 아이들은 모세기관지염, 축농증, 아토피, 비염 등에 시달려야한다. 초미세먼지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환경 기준을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정확한 경보시스템의 구축 그리고 우리 모두가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우리를 이어갈 다음 세대인 아이들이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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