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춘추] 분단 70년, 남북 여성농민 토종씨앗 축제로 통일농업 일구자!

  • 입력 2015.04.06 00:02
  • 수정 2015.04.06 00:21
  • 기자명 이춘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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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

올해는 분단 70년이 되는 해이다.

노동자들은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계기로 남북교류의 장을 열기위해 얼마 전 창원에서 경남지역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결승전을 개최했다. 이에 농민회와 여성농민회에서는 고기와 국밥을 준비해서 그 힘을 보태기도 했다. 또한 농민회는 올해 통일사업으로 남북추수한마당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여성농민회에서도 통일콩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콩으로 우유를 만들어 늘 식량이 부족한 북녘 아이들에게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콩 우유 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한지 1년만인 2009년 남북관계가 얼어붙는 바람에 기계를 준비하고도 지금까지 몇 년째 발이 묶여 있다. 그런데도 여성농민회는 남북교류가 열리면 전해주기 위해서 매년 통일콩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지난해 “통일은 대박이다”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북이 오가며 금강산 여행도 재개되고 그동안 경작했던 통일콩도 북으로 들어가서 콩 우유를 전달 할 수 있을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잠시 가져보고자 했었다. 하지만 역시나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종북몰이를 하면서 통일을 바라는 국민들을 압박하고 남북교류마저 막아서는 것도 모자라 사드배치 문제로 중국과 러시아까지 적으로 돌리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시 시진핑은 한-중 FTA 체결을 위해서는 중국을 겨냥하는 미국이 주도한 한국의 사드배치 반대를 강하게 요구했었다. 이에 박근혜정부와 국방부는 사드배치 관련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태도를 보이면서 물밑으로는 사드배치를 추진하고 있었지만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이 문제를 공론화하여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을 내리려고 하고 있다. 한-중 FTA는 사실상 농민들에게는 크나큰 타격이어서 미국이 요구하는 사드배치 문제로 쉽게 타결이 안 될 거라는 예상도 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맹목적인 한미동맹 강화에 매달려 근본적으로 전환되는 동북아 정세에서 “대미 대중 균형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과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것이 민족의 밝은 내일을 약속하는 길”인데도 박근혜 정부는 통일과는 전혀 무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여건에서 여성농민들은 농사짓고 여성농민회 활동만 해도 힘에 부치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농업을 위해서 사드배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에 지난달 30일 사드배치 지역으로 대구가 선정되었다는 보도 이후 열린 대구 평화문화제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 여성농민들은 통일콩 사업에 이어 지난해 말부터 2년을 목표로 월 3만원씩 모아서 백두산을 가기로 결정했다. 벌써 100명이 넘는 여성농민이 모였다고 한다. 이 성과를 이어받아 올해는 분단 70년을 맞이하여 100여명의 여성농민들과 함께 자주통일 사업을 진행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리하여 2년 후에는 중국을 통해서가 아닌 직접 우리 땅을 넘어서 백두산을 가게 됐으면 좋겠다. 또한 여성농민들이 오랫동안 농사짓고 보존해왔던 토종종자 사업을 올해는 꼭 남북이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남북 여성농민이 함께하는, 남남북녀가 아닌 남녀북녀가 얼싸안고 교류하는 토종씨앗축제! 생각만 해도 너무나 즐겁고 의미있는 일 아닌가?

여성농민의 힘으로 분단 70년을 극복하고 토종씨앗으로 남북 여성농민들이 함께 얼싸안고 통일의 기운을 한반도에 널리널리 퍼뜨려 통일농업의 첫걸음이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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