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장도매인제, 과거 같은 ‘칼질’ 일어나지 않을 것”

김완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 입력 2015.04.05 23:17
  • 수정 2015.04.06 00:16
  • 기자명 안혜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가락시장의 경쟁력이 안팎으로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시장도매인제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도매인제의 대금 불안전성, 도입 시 기준가격 혼란 등 도입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김완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이를 정산회사의 도입, 상인들끼리의 경쟁을 통해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김완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의 현 경쟁력을 진단한다면.
가락시장 반입 물량이 정체되고 있다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다. 다른 유통경로에 비해 비용이 많이 발생하니까 소매상이나 대형유통업체도 싸고 품질 좋은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다른 경로를 찾는 것이다.

가락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용 발생과 가격 불안정성을 줄여야 한다. 두 가지 문제는 경매제에서 발생한다. 경매제는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이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특히 가격 불안정성이 크다. 때문에 선진 소비지 도매시장은 대부분 수의매매로 전환하는 추세다.

도매법인에서 정가^수의매매 제도를 시행^확대 중에 있다.
정부가 도매법인이 정가^수의매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도매법인 입장에서는 위험요소가 없는 경매를 하는 것이 편하다. 그래서 정가수의매매 비율이 빨리 증가하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정가^수의매매를 바탕으로 하는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해서 두 주체 간 경쟁을 시켜야 한다.

일본의 경우 도매시장법인이 정가수의매매를 담당하고 있지만 우리는 지금도 산지에서 직접 수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중도매인이 많다. 다만 30년 간 출하자나 상인이나 경매에 익숙해져왔기 때문에 한꺼번에 전환하면 무리가 따르므로 경매제와 시장도매인제를 병행시켜야 된다. 병행하다 보면 우수한 제도로 결론이 날 것이다.

시장도매인 도입 시 대금정산 안전성, 기준 가격 혼란이 우려되는데.
시장도매인 대금 정산 문제는 2009년 딱 한 차례 있었다. 대금정산에 대한 문제 때문에 지난해 가락시장에 정산회사가 설립돼 정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기준 가격 혼란, 가격 하향평준화의 우려도 있는데, 시장도매인제 도입 시 경쟁이 필연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

강서시장의 경우 시장도매인 점포가 52개인데 가락시장에 도입될 시 더 많은 점포가 들어설 것이다. 그렇다면 법인뿐만 아니라 시장도매인끼리도 경쟁이 일어나고, 가격 정보도 정산회사를 통해 모두 공개되기 때문에 예전 같은 ‘칼질’은 일어날 수 없다.

시장도매인제가 소규모 출하자에게 불리하다는 비판이 있다.
규모의 크고 작음 보다는 속박이 등 품질을 제대로 관리하는 출하자가 가격을 잘 받을 수 있다. 결국은 신뢰의 문제다. 또 산지가 개별출하보다 공동출하로 가는 추세고 생산자도 점점 조직화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도매인제가 유리할 수 있다.

가락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앞으로 50~70년 장기적으로 내다봐서 거기에 맞는 거래제도와 시설을 도입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충돌이나 시끄러워지는 것을 피하고 시설현대화를 계속 지연만 시키고 있다. 농식품부가 조건부승인 조건을 걸어서 이해관계자들끼리 합의를 보라 했는데 이는 합의가 될 수 없는 사항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