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북, 농협>

  • 입력 2015.03.22 18:33
  • 수정 2015.03.24 09:06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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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3,11 조합장선거에 불출마한 이복재 전 양동농협(경기도 양평군) 조합장이 자신의 41년 농협 재직경험을 책으로 엮었다.

<동네북, 농협>은 1980년대 연말결산을 앞두고 적자결산을 피하려는 지역농협의 모습을 전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돈이 없어 이자상환조차 못하는 농민, 회수액 목표미달로 시달리는 농협 직원, 그리고 명의유용대출 등의 분식결산을 감행하는 지역농협의 실태가 생생히 그려져 있다. 저자는 첫 장면의 제목을 ‘살얼음판을 걷듯이’라고 정해 시골농협 운영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이 전 조합장이 재직한 양동농협은 2010년 종합업적평가순위가 그룹 내 67개 조합 중 57위를 기록했던 ‘꼴찌농협’이었지만 2013년 종합업적평가에선 최우수상과 상호금융대상 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하는 쾌거를 올린다. 3.11 조합장선거에서 당선된 대다수 신임 조합들이 이같은 성공을 꿈꾸고 있을 터다.

그는 목표달성을 위한 4대 전략으로 상호금융의 최소 규모화를 비롯해 임직원의 기기기익(己飢己溺), 조합원의 수처작주(隨處作主)를 내세웠다. 직원은 조합원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여겨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조합원은 주인의식을 잊지 않고 조합사업에 동참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마지막 전략으로 ‘명칭은 농협이지만 실제는 양동(지역)협동조합’을 지향하는 것을 삼았다고 밝힌다.

이 전 조합장은 이 4대 원칙에 근거해 지역농협의 여러 업무를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과 농협직원 출신으로서 한계도 간간히 엿보인다. 하지만 농협에 쏟아지는 비판 앞에 자신의 한계 안에서라도 솔직하게 접근하려는 태도는 높이 평가할만하다. 덕분에 다른 농협 관련 책에서는 읽지 못한 세세한 부분도 담겨있다.

저자는 “농협은 누구라도 쉽게 다가와 칠 수 있는 동네북”이라며 “그렇기에 그들이 치는 북소리가 임직원에게 바른길을 일깨우며 충고나 질책을 귀담아 들어 잘못을 고쳐나감으로서 (농협이)반세기 넘어 건재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한다. 농협 관계자 모두가 깊이 참고해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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