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트랙터·콤바인 가격 평균 10% 인상

배출가스 규제 강화 …업체, 티어4 적용해야 출고 가능

  • 입력 2015.03.15 11:18
  • 수정 2015.03.15 17:54
  • 기자명 전빛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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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올해 말부터 트랙터와 콤바인 가격이 인상될 전망이다. 사진은 한 해 영농을 준비하며 트랙터로 논을 갈고 있는 모습.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전빛이라 기자]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따라 농축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트랙터 및 콤바인 가격이 올해 말 크게 오를 전망이다.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올해 1월 1일부터 배출가스 규제기준이 강화된 것이 그 이유.

대상은 경유 트랙터와 콤바인 56kW(75마력)이상으로, 현재 농업 전반에 쓰이고 있는 대부분의 트랙터가 이에 해당된다. 업계는 티어3(Tire3) 제품 출고 유예기간인 9월 30일이 지나면 티어4를 적용한 제품만 국내에 판매할 수 있다. 10월부터 출시되는 티어4 제품들은 티어3 제품 대비 평균 10%가량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티어(Tier)란, 자동차 또는 농기계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허용 기준을 정한 것으로 1~4단계로 나뉜다. 숫자가 높을수록 규제 정도가 강한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번 가격 인상이 정부 시책에 따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농기계 가격 보전을 위한 아무런 대안도 나오지 않고 있어 농가에서도, 업계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농기계 구입 시 3%였던 융자가 올해부터 2%로 낮아졌지만, 이는 농가와 농기계 업체 등에서 오랜 기간 민원을 제기해온 결과라는 것.

경기도 포천에서 수도작을 하고 있는 한 농민은 “쌀값도 안 오르고 생활은 자꾸 어려워지는데…. 트랙터 하나 바꾸려면 쌀 수백가마니를 팔아야 한다”며 “농기계가 일반 자동차보다 배기가스 배출량이 많다고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앞을 내다보고 펴낸 정책이라 하니 어쩌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농민은 이어 “사실 이게 선진국 기준 아니냐. 선진국에서는 티어4 엔진을 사용하고 있으니 이를 팔아먹으려고 우리나라에도 규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조심스레 의혹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국내 농기계 업체 가운데 티어4를 자체 기술로 적용할 수 있는 업체는 두 군데 뿐이어서 나머지 업체들은 티어4 적용 엔진을 수입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티어4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농기계 업체 관계자는 “선진국이면 이제부터 티어4를 사용해야 한다고 하는데, 정작 국내 농업 현실은 선진국이 아니지 않느냐”며 “농축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트랙터 가격이 오르면 농업계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티어4 제품은 대부분 수출을 하고 있으며, 가격이 비싸다보니 국내에서는 하우스를 겨냥하고 판매했다”며 “하우스의 경우 배출가스 노출 정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반응이 좋았지만 밭작물, 수도작 등 노지의 경우 노출 정도에 따른 체감을 못하니 향후 가격 인상에 큰 반발이 있을 것 같아 걱정이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 농기자재정책팀 관계자는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따른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현재 그에 따른 농기계 구입 지원은 검토되고 있는게 없다”며 “농기계 구입 시 융자를 3%에서 2%로 낮춘 것이 전부”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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