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양파 1만톤 시장격리 … 농민 “가격 하락 정책” 비판

격리물량 방출 이후 중·만생종 가격 하락 우려

  • 입력 2015.03.08 12:03
  • 수정 2015.03.08 12:04
  • 기자명 안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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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저장양파 1만톤을 시장격리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격리물량이 방출되면 중만생종 양파 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1월 말 저장업체를 대상으로 저장양파 1만톤을 시장에서 격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격리 물량은 4월 15일부터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시장격리의 목적이 수급조절에 있다고 밝히며 “사상 최대치인 양파 재고량을 시장에서 격리하고,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조생양파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조생양파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4월에 시장격리 물량을 방출함으로써 가격 상승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의하면 지난달 17일 기준 저장업체 양파 재고량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17만5,223톤으로, 감모량을 감안하면 14만7,416톤이다. 조생양파 생산량은 평년보다 5% 적은 13만600톤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농민들은 시장격리 물량 방출이 중만생종 양파 가격을 하락시킬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전남 무안군 현경면에서 양파 농사를 짓는 박광순씨는 “조생양파 가격은 중만생종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조생종 가격이 좋으면 중만생종 가격도 따라온다”며 “우리가 보기에는 이번 정책은 4월 이후 양파 가격을 떨어뜨리겠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농민은 “지금 저장양파를 격리하면 결국 저장업체만 이득을 보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시장격리 조건으로 저장업체에 격리물량 시세차액보전, kg당 15원의 보관료 지원, 감모비 지원 명목으로 공영도매시장 출하물량 중 20%를 지원하기로 한 상태다.

더구나 올해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다. 농업관측센터에 의하면, 중만생종 재배면적은 지난해에 비해 11% 감소했으나 평년보다는 2% 많은 19만882ha다. 여기에 평년단수를 적용할 경우,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은 평년보다 2% 많은 130만톤으로 전망된다.

물론 기상 변수가 있어 중만생종 생산량을 단정 짓기에는 이르지만 지난해 최악의 가격 폭락 사태를 맞았던 양파 재배 농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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