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으로 지역 넘어 판매사업 확대

[탐방] 상주 외서농협

  • 입력 2015.03.01 18:36
  • 수정 2015.03.01 18:37
  • 기자명 전빛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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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전빛이라 기자]

작지만 큰 농협이 있다. 농협 공선출하회의 시초라 불리는 상주 외서농협이다. 1,303명의 조합원, 직원은 20명에 불과한 이 작은 농협의 또 다른 이름은 큰 농협이다.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비중은 48:52로, 농가소득 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제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작지만 큰 농협’으로 불린다. 경제사업 가운데 70%는 판매사업이다. 배 수출과 햇순나물 공선출하회 운영으로 농민은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농협 역시 안정적으로 수수료를 받으며 탄탄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판매사업을 활성화하면 나머지 경제사업은 다 따라오게 돼 있습니다.” 송병구 외서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소장으로부터 외서농협의 판매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 상주 외서농협 공선출하회가 수출용 배를 선별하고 있다. 외서농협은 ‘수출용 배’라는 명분으로 관내뿐 아니라 관외 물량도 취급해 경제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다.

다른 농협들과 달리 경제사업 비중이 신용사업보다 많다. 어떻게 보면 지역농협의 참모습이지만 유지가 가능한지 궁금하다.

상주는 전체 인구의 45%가 농업인구인 농촌형 지역이다. 대부분의 인구가 고령농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용사업 실적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살 길은 경제사업을 신용사업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었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2005년 배 수출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있음을 파악하고 공격적인 수출 마케팅을 했다. 지금은 미국과 대만으로 수출하고 있다. 또한, 봄철 농한기에는 햇순나물도 취급한다. 과일이 아니라 수익은 크지 않지만 또 다른 소득창출의 통로로 공선출하회를 운영하고 있다. 수많은 지역농협들의 합병과 구조조정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다.

적은 수의 조합원으로 어떻게 한 해 120억원이라는 소득을 올릴 수 있었나.

배 공선출하회의 회원수는 195명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관내 회원 수는 많지 않다. 심지어 문경시에서도 이쪽으로 배를 출하한다. 그러니까 조합원의 개념이 아닌 회원제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명분 자체가 지역농산물이 아닌, ‘배 수출’에 있기 때문이다. 외서농협은 배로 인한 매출이 60억원이다. 이 가운데 배 수출 공선출하회를 통해 올리는 매출은 46억원에 달한다.

햇순나물도 마찬가지다. 외서면을 넘어 상주 전체에서 생산되는 햇순나물을 모두 취급하고 있기에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했다고 본다. 2013년도에는 96억7,000만원의 유통실적을 올렸는데, 지난해는 수출길이 막히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20억원을 달성했다.

그럼 관외 회원들 지역농협과의 마찰은 없나.

지역농협간의 갈등을 막기 위해 연합사업방식을 선택했다. 해당 지역농협에 실적을 넘겨주거나, 회원별 실적에 따라 수수료 차원의 장려금을 준다. 농협중앙회가 아닌, 독자적으로 하고 있는 연합사업이다. 때에 따라 수익이 많이 나면 조합원 환원 외에 회원들에게 이용실적을 배당하기도 한다. 크게 불만사항이 없도록 말이다.

지난해 여러 이유로 배 수출량이 크게 줄었다. 지금도 아직 수출되지 못한 양이 적재돼 있는데, 대안은 있나.

2005년 당시 수출시장은 잠재력 있는 시장이었다. 그런데 지금 시장이 또 변하고 있다. 수출시장에서 물량공세를 하는 중국배와도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계속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농업 유통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다. 농협은 특히 농민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생산과 소득을 위해 항상 고민해야 한다. 현재는 다른 수출국을 찾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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