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자재 계통구매가격이 더 높다?

농협중앙회, 중개 수수료도 수익사업으로…
구매사업 개선 ‘절실’

  • 입력 2015.03.01 18:34
  • 기자명 전빛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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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전빛이라 기자]

구매사업은 조합원들이 영농을 함에 있어 필요한 영농자재 등을 적기에 적정한 가격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농협이 농민들에게 영농자재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전국단위, 도단위, 군단위로 자재를 공동구매해 공급하는데 이를 계통구매라 일컫는다.

그런데 조합원들은 이 계통구매 가격이 결코 시중가격보다 저렴하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중개이익으로 얻는 수수료가 자재가격 인하에 사용되지 않고, 중앙회의 수익사업으로 잡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농협중앙회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계통구매를 통한 중앙회의 수수료 수입액은 338억원에 달한다. 중앙회 수수료는 오직 중개이익만으로 얻는 수익이다. 이 수수료는 농민조합원들을 위해 자재가격 인하에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정작 지역농협의 구매사업이 대부분 적자인 현실을 보면 중앙회가 이를 수익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장려금을 농가에 환원하지 않는 지역농협도 문제시 되고 있다. 지역농협이 계통구매를 실시할 때 판매 실적에 따라 중앙회로부터 판매장려금을 3차까지 추가로 지원받는다. 그만큼 더 저렴하게 공급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농협이 이를 자체 수익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영농자재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농협중앙회 계통구매 품목별 계약 내용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들이라 할 수 있다. 품목별로 납품가격이 얼마인지, 중앙회가 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장려금은 얼마인지, 어디에 사용되는지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니 조합원은 그 내역을 알 수도 없이 받아야 할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남 진도에서 대파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오히려 일반 농약방에서 현금을 주고 사면 농협보다 싸게 살 수 있다”며 “구매사업은 원가경영을 해야 한다. 중앙회가 원가를 공개하면 지역농협 역시 원가만 받고 판매할 것이다. 최소 중앙회 수수료를 빼고 지역농협 공급 원가만이라도 알 수 있으면 농자재가격 상승 방지 효과가 클 것이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현재, 올해 화학비료 계통구매 가격이 대부분 올라 농민들의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농민은 “농산물값은 해마다 곤두박질치고, 심지어 국제유가는 하락했는데 화학비료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기에 맞지 않다”며 “농협이 영농 생산비를 낮추려는 노력은커녕 오히려 농민에게 생산비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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