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구성원의 역할 - 조합원·대의원]
조합원이 주인 되는 조합 만들자

지속적 관심·대의원 참여로 권리 회복

  • 입력 2015.02.28 23:30
  • 수정 2015.11.08 00:0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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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가장 이상적인 조합은 조합원이 주체가 되는 조합이다. 농협개혁의 출발은 경영진 중심의 조합을 조합원 중심의 조합으로 변화시키는 데서 비롯된다. 조합 구성원의 역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조합장도, 이·감사도 아닌 조합원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농협에서 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이나 참여의지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웅의 전 익산시농민회 사무국장은 “조합원들의 개인주의가 심해 공동체의식이 약할 뿐더러 자신이 출자한 돈에 대해 소유권 주장을 안하고 있다. 당연한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농협만 가면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조합원이 행사할 수 있는 제도적 권리로는 소수조합원권이 있다. 조합원이면 누구나 결산보고서나 이사회 회의록 등을 열람할 수 있으며 일정 인원이 동의하면 회계장부를 열람하고 조합의 업무와 재산상태를 조사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제도적 권리와는 별개로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임을 알고 조합에 대한 주인의식과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조합원들이 스스로 농협에 대해 공부하고 논의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는 농민회와 같은 선도적 농민단체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 조합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조합원들이 늘고 있다. 당진시 '농민 월요학당'에서는 2월 한달간 매주 농업과 농협에 관한 교육이 진행됐다.

대개 조합원 교육은 최종적으로 대의원 배출과 활동을 목표로 한다. 대의원 진출은 조합원이 농협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영향력 있는 방법이며, 그 활동은 전국에 산발적으로 조직되고 있는 ‘대의원협의회’를 통해 구체화될 수 있다.

익산군산축협의 대의원협의회는 전북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대의원 조직으로 꼽힌다. 6명의 간부와 11명의 지역위원이 월례회의를 열어 농협법과 대의원으로서의 소양, 개정사항 등을 학습하고 분기마다 전체 대의원들에게 경과보고를 한다.

지난해 조합의 88억원 규모 축산물센터 건립 계획을 부결시킨 것은 협의회의 가장 큰 성과다. 협의회도 꼭 필요한 사업임에는 동의했지만 자본금에 육박하는 사업임에도 위험부담이 고려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기존 시설을 활용하자는 대안까지 제시했다. 이병곤 협의회장은 “협의회가 없었다면 몇 사람이 목소리만 높였을 뿐 결코 막지 못했을 사업”이라고 말했다.

뿔뿔이 흩어졌던 대의원들이 단합하면서 임직원도 대의원을 크게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이사회에서 회의한 모든 사업을 대의원들에게 사전에 통보하고 있으며, 이사들 또한 더욱 공부하고 노력하는 등 의식수준이 높아졌다.

이 회장은 “대의원협의회는 어떤 지역이든 꼭 필요한 기구다.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시도한다는 게 항상 외롭고 질시받는 일이지만, 힘들더라도 의지를 가지고 똘똘 뭉친다면 조합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농협을 개혁하는 데는 조합원의 관심과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남무현 불정농협 조합장은 “조합의 주체 문제는 간단하다. 조합원이 관심을 가지면 조합원 중심의 조합이 되는 것이고, 관심이 없다면 직원 중심의 조합이 되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관심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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