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병 회장님, 저도 질문있습니다

  • 입력 2015.02.14 20:46
  • 기자명 홍기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년을 맞아 농업분야 각 기관 및 단체들이 줄이어 올해 사업계획을 밝히는 행사를 가졌다. 농협도 부문별 업무보고회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 9일 세종시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첫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가 한 달이 남지 않았다. 연말엔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도 치러야 한다. 농협중앙회 판매 및 유통사업 지주회사 이관 역시 코 앞에 닥쳤다. 이웃한 일본에선 정부가 전국농업협동조합중앙회(JA전중) 감사·지도권 폐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야흐로 농협개혁 시대를 맞아 최원병 회장을 비롯한 농협중앙회 임원들이 어떤 의견을 낼지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9일 농협 기자간담회는 사실상 농업전문지 기자들이 배제된 채 진행됐다. 한 농협관계자에 문의해보니 농식품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었으며 농업전문지 중에선 농협중앙회 유관기관인 <농민신문>만이 참석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농업전문지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는 현재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본지를 비롯한 농업전문지들은 지난해 가을 무렵부터 농협을 주제로 한 기획보도와 농협개혁 관련한 뉴스를 주요소식으로 다뤘다. 그동안 취재를 통해 전국의 농민 조합원들이 어떤 점을 궁금해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농업전문지 기자들이 기자간담회에서 제외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참석한 언론들 중 기자간담회를 보도한 매체는 <중앙일보> 한 곳 뿐이었다. 누구를 위한 기자간담회인지 아리송한 대목이다.

기사를 통해 확인한 기자간담회 내용은 시점이 시점인만큼 중요한 사안들이 많았다. 보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조합장선거에 처음 도입한 기탁금 제도를 “우후죽순 후보로 등록하는 폐단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1월 지역농협 정관례를 개정해 조합장선거 후보자들이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내에서 기탁금 납부를 의무화했다. 이는 광역지방의원 선거 300만원, 기초지방의원 선거 200만원에 비하면 지나친 수준이다. 이들 선거보다 유권자 수가 적은 조합장선거에 최대 1,000만원까지 기탁금 규모를 높인 건 최대 숙제인 ‘돈 선거’란 오명을 벗는데도 부합하지 않는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외려 기탁금 제도 도입을 대표적인 선거 비리 근절 대책으로 소개했다. 본 기자가 참석했다면 받아쓰는 대신 “위탁선거법과 과도한 임원 자격 기준처럼 현직 조합장에 유리한 제도 아니냐”고 물었을 터다.

반가운 발언도 있었다. 최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작은 사고라도 더 크게 외부에 알리라고 하고 있다. 그래야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다면 물개박수를 치며 환영했을텐데 아쉽다. 다시 농업전문지를 대상으로 최 회장이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열린다면 대서특필이 무엇인지 보여줄 용의가 있다. 농협중앙회의 빠른 답변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