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함께 잘 살기 위해선 생산비 보장 필요”

  • 입력 2015.02.13 13:47
  • 수정 2015.02.13 14:17
  • 기자명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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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욱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의장
전농 광주 전남 연맹(광전연맹) 15기 신임의장으로 선출된 김재욱 의장은 담양 토박이다. 그곳에서 나고 자라 농민으로서 삶의 뿌리를 내렸다. 1980년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농사를 시작해 현재 한우 100마리, 토마토 비닐하우스 약 4,950(1,500) 정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담양을 벗어난 적 없는 스스로를 우물 안 개구리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30년 이상 농사를 지어오면서 농촌의 어려움만큼은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다. 광우병 파동에 한우 가격이 폭락해 한우 사육을 그만둔 적도 있었고, 늘어나는 생산비에 하우스 규모를 줄인 적도 있다. 빚더미에 시달리는 주변 농가들도 많이 봐왔다. 농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그야말로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지금 농업은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생각에 의장직을 받아들이게 됐다. 농민인 그가 느끼는 현실과 현실극복을 위한 광전연맹의 활동방향을 들어본다.
 

농민으로서 목소리를 높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981년 농어민 후계자 1기생이다. 당시 은행금리가 14~15%인 것에 비하면 후계자 자금 금리는 연 5%로 획기적으로 금리가 낮았다. 소를 키우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신청해 자금을 받게 됐다. 그러나 93년 소 값이 폭락해 그만뒀다.

채소, 토마토를 재배하다가 가격 보장이 안 돼 생존에 위협을 느끼면서 점차 현실에 눈을 뜨게 됐다. 농민이 노동의 대가를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이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집회도 빠짐없이 나가다보니 담양군농민회 회장을 맡게 됐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서울에서의 집회 당시다. 그저 농민들은 생산비를 보장받겠다고 거리에 나선 것뿐인데 농민들이 경찰한테 맞아서 시위 도중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다. 지금은 집회현장에 가면 어쩔 땐 농민보다 경찰이 더 많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농민이 대접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현장에서 느끼는 농업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인건비, 유류비 등 농자재비가 안 오른 것이 없다. 그런데 농산물 가격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다를 것이 없다. 생산비가 보장이 안 된다는 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농자재비는 얼마나 올랐나. 그중에서도 난방비가 타격이 크다. 하우스는 겨울에도 재배를 하니까 겨울 난방비가 영농비 비중을 제일 많이 차지한다. 면세유 가격도 처음 하우스 농사를 시작할 땐 200원밖에 안됐는데 지난해 1,100원대까지 올라갔다.

비닐하우스만 계속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손이 좀 덜 든다는 한우를 2008년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이것도 사료값이 만만치 않다. 사료값에 비해 축산물 가격은 오르지도 않는다.

인건비도 문제다. 지금은 완숙토마토를 하고 있는데, 예전엔 방울토마토를 3,000평 이상 했었다. 당시에는 동네에 일하시는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많아 일손이 넉넉해 3,000평도 거뜬했다. 그러나 지금은 1500평으로 줄이고, 부부 내외만이 운영하고 있다. 농촌에 일손이 부족해 사람을 쓰는 데 인건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있는데 이건 또 일손이 지속적이지 않다. 일이 숙련되면 떠나기 때문이다.

생산비가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는 대책이라곤 가공산업 활성화, 수출 활성화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 뿐이다.
 

생산비 보장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농산물국가수매제로 풀어야 한다. 쌀, 보리, 밀, 콩 등 여러 가지 품목에 대해 생산비를 보장해주는 것이다. 정해놓은 최저가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기금을 조성해서 보전해주는 제도다.

국가수매제 이전에 지역에서는 최저가격보장조례로 발현될 수 있다. 광전연맹은 지난해 1만6,000명 이상의 주민 서명을 받아 주민 발의안을 도에 제출해 오는 3월 제정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낙연 전남도지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례의 취지는 좋으나 예산이 부족해 문제라고 말하더라. 조례 제정을 꼭 확정짓고 조례를 안정적으로 실현해나가는 것이 광전연맹 15기의 우선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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