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쌀값 하락 시 고정직불금 인상 의미 없어

쌀 목표가격 연계해야 단가 인상 실효성 발휘

  • 입력 2015.01.31 10:11
  • 수정 2015.01.31 10:12
  • 기자명 전빛이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쌀 고정직불금 지급단가가 100만원으로 인상된다. 지난해 90만원으로의 인상에 이어 또 한 번 오른 가격이다. 정부도 주요 농정성과로 고정직불금 단가인상을 꼽았다.

그러나 산지쌀값 하락으로 만 4년 만에 변동직불금이 발동된 현재, 변동직불금이 고정직불금 단가 인상분만큼 농가 소득보전을 해줄 수 없다.

변동직불금 산정방식을 따르면, 고정직불금 단가가 인상된 만큼 변동직불금은 인하되기 때문이다.

변동직불금이 만 4년 만에 발동한 까닭은 지난해 목표가격이 17만83원에서 18만8,000원으로 그나마 인상된 이유에서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고정직불금 100만원 인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고정직불금 인상분이 목표가격 산정에 반영되기 때문에 목표가격이 그 이상 인상돼야 했지만, 목표가격 인상폭은 농민요구안 23만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결국 변동직불금 산출 변수에 100만원 인상분이 포함됨으로써 고정직불금 단가 인상의 효과가 미미해진 셈이다.

쌀값이 목표가격을 상회한다면 고정직불금 단가 인상은 분명 박수 받아 마땅한 농정성과다.

하지만 변동직불금이 발동될 정도로 쌀값이 해마다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고정직불금 단가인상을 농정성과로 꼽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여론이다.

변동직불금은 고정직불금 보전을 감안하고도 부족한 부분을 추가로 보전해주기 위해 시행되는 것으로, 산정방식 자체에서부터 수확기 쌀값이 목표가격보다 하락할 경우 이들 차액의 85%내에서 고정직불금을 제하고 지급된다.

이에 따라 변동직불금 단가는 목표가격에서 수확기 평균 쌀값을 빼고 0.85를 곱한 후 여기에서 고정직불금을 빼면 산출할 수 있다.

25일 통계청 기준 18만8,000원의 목표가격에 따른 수확기 평균 쌀값 16만6,198원을 예로 들면, 올해 농가들이 받게 되는 변동직불금은 1ha당(63가마) 26만7,497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 변동직불금에 이미 받은 고정직불금(90만원)을 합친 농가수령 총금액은 116만7,497원.

그런데 고정직불금을 70만원으로 가정하고 변동직불금 단가를 계산하면, ha당 46만7,497원이 나온다. 이 경우에도 농가수령 총금액은 고정직불금 90만원일 경우와 같은 116만7,497원으로 동일하다. 100만원으로 가정해도 농가수령 총금액은 같다.

즉 산지쌀값이 하락해 변동직불금이 발동하면, 고정직불금이 오른 만큼 변동직불금이 하락하기 때문에 농가가 수령하는 직불금의 총액은 똑같다는 의미다.

대통령 공약이었던 목표가격 21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농가수령 총금액은 234만5,597원이다.

지난해 농가들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목표가격 23만원이 실현됐다면 농민들은 얼마의 변동직불금을 받을 수 있을까. 23만원으로 변동직불금을 계산하면 ha당 251만6,597원이라는 금액이 나온다. 농가 총수령액은 341만6,597원. 참고로, 고정직불금은 진흥지역과 비진흥지역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지난해 이미 고정된 목표가격은 향후 5년 동안 변동될 수 없기에, 정부는 고정직불금 인상이라는 자화자찬보다 농민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못한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이에 “전형적인 ‘생색내기’며, ‘조삼모사’의 정책이다. 고정직불금에 쌀 목표가격을 연계해야 고정직불금 단가 인상의 실효성이 발휘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와 더불어 고정직불금의 성격을 원위치 시켜야 한다. 다원적기능을 고려해 지급하던 고정직불금을 2005년부터 쌀 소득보전의 수단으로 활용하다보니 정작 쌀값이 하락하면 고정직불금을 제하고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