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이용하여 한-미FTA 추진 말라

‘북핵’이용하여 한-미FTA 추진 말라

  • 입력 2007.02.01 00:00
  • 기자명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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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찬성론자들은 북핵 문제를 최대한 이용하여 협상을 조속히 타결 지어야 한다고 일제히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0월22일자 ‘매일경제’사설의 내용을 보면, 그들의 주장이 어떤 논리인지를 잘 알 수 있다.
FTA를 계기로 미국과의 교역을 확대한다면, 미국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라도 군사, 안보의 측면에서 북의 도발을 막아주는 방패막이 역할을 자청할 것이라는 논조의 사설이었다. 경제, 안보 측면에서 큰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FTA에 소극적으로 임해서는 안되고, 제주도에서 시위하는 세력들은 국익을 생각하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부시정권이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던 협상과 대화를 거부하고, 북한에 대한 경제제제 강화와 북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온갖 수단을 동원한 것이 북핵문제의 근본 원인이다.
그런데, 한국의 보수 논객들은 해묵은 전쟁논리, 안보논리를 내세워 핵우산이니, 군비확장이니 하면서 전쟁분위기를 조장하려 하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다. 제발 핵문제에 대해서 냉정하게 반응하는 국민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주장은 중단하길 바란다. 경제도, 군사도, 안보도 미국에 의존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인 것처럼 생각하는 대국(大國) 사대주의를 드러내는 주장은 그만두기를 바란다. 그런 주장들은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 대표들은 더욱 큰 목소리로 거침없이 밀어붙이도록 하고, 우리 대표들은 당당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게 만드는 논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번 제주에서의 4차 협상에서 미국의 제1 관심사는 쇠고기였다. 2003년 12월 수입 중단될 당시, 미국은 매년 8천억원 이상의 쇠고기를 수출해 단연 1위의 효자 농업 품목이었다. 지난 9월8일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와 3차협상을 앞두고 30개월 미만의 쇠고기 수입을 단행한다고 발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뼈를 포함하여 개방할 것과 관세를 대폭 감축할 것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다음으로 미국의 관심 농업분야는 과일이다. 제주 농민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오렌지수입 뿐만 아니라, 사과, 배의 수입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 농업 전체의 운명이 걸려 있는 4차협상을 두고, 북핵 운운하면서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주장하고, 농민들은 경제도 잘 모르면서, 무조건 반대만 하는 시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한 하늘아래 사는 국민으로서는 도저히 펴서는 안되는 것이다.
전국의 농민단체 회원들과 제주 농민 1만3천여명이 한-미 FTA의 체결이 빚어낼 국가적 손실을 알려내는 활동을 전개하지 않았다면,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끌려 가다가 엄청난 양보를 해주었을 지도 모른다. 그들의 활동은 정부 협상단들에게 좀 더 단호한 태도를 보일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고, 잘못된 협상으로 피해를 보게 될 국민의 목소리인 것이다.
‘국익’운운하며 미국과 FTA를 체결했던 멕시코 대통령 살리나스는 국민들의 원성에 결국 미국으로 망명을 했다. 그 대통령이 외쳤던 ‘국익’은 결코 멕시코의 ‘국익’이 아니라, 미국의 ‘국익’이었음을 전 세계가 다 알게 된 것이다. 세치 혀로 국민을 현혹시키는 논객들의 ‘국익’과 삼보일배를 하며 눈물과 땀으로 외치는 농민들의 ‘국익’중 어느 것이 한국의 ‘국익’일지는 결국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다. 제발 ‘국익’을 위해서 펜을 놓고, 가만히 있어 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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