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계통구매 바꿔야 한다

  • 입력 2014.12.21 17:48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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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계통구매는 조합원들의 과도한 농자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영세한 조합들이 연합해서 구매력을 높이면 거래기업과의 시장대응에서 유리하기에 취해진 제도다. 그런데 농민조합원들의 기대와는 달리, 농협을 통해 대량으로 구매한 자재 값이 오히려 비싸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제기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농민조합원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문제제기가 되고 있으나 바로잡혀지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일부 농협이 자체구매로 농민조합원들의 편의를 제공하기도 하나 이들 농협은 중앙회로부터 보이지 않는 압박을 받아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는 농협이 손 안대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임을 잘 알고 있 때문이다. 그래서 농협이 농민조합원의 골수를 빨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는 것이다. 계통구매사업의 크기가 클수록 중앙회의 이익이 커지는 구조이므로 농협중앙회는 계통구매를 강제하다시피 하고 있다. 또한 원가를 결정할 때 농민들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업체와 담합하거나 업체간 담합도 눈 감아버린 채 중앙회의 수익에만 골몰한다.

농협중앙회가 올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주요농자재 공급금액이 2010년 2조3,964억원에서 2013년 2조7,251억원으로 늘었다. 이를 통한 수수료수입은 2010년에 183억원, 2013년에 196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평균 수수료율이 0,7%가 넘는 수치로 과도한 수수료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농협중앙회가 계통구매를 통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계통구매를 공개, 투명화 해야 한다. 이런 제도개선이 없으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또한 회원농협의 자체구매에도 자율권을 부여하여 업체간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이를 통한 가격인하 효과는 이미 실시하고 있는 농협들에서 효과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산비 상승 부담으로 어려워하는 농민조합원을 위해 계통구매사업은 열려있어야 한다. 중앙회계통구매가 유리하면 중앙회로, 자체계통구매가 유리하면 자체계통구매가 가능하도록 풀어놔야 한다.

최원병 중앙회장의 국감장 약속이 허언이 되질 않길 바란다. 차제에 회원농협들도 자체구매나 지역간 연합으로 계통구매를 효율화 해줄 것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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