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혼합 금지법안 국회 ‘통과’

농민들, 모처럼 환호 … 쌀전면개방 앞두고 8년 투쟁 성과
내년 7월부터 쌀혼합 전면 금지
쌀이력추적제 도입돼야 유통 투명

  • 입력 2014.12.12 15:36
  • 수정 2014.12.12 16:05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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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농민들이 웃었다. 드디어 쌀 혼합 금지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식량주권과 먹거리안전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식량주권범국민운동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통합진보당은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수입쌀 혼합미 금지 법안 통과를 축하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쌀 혼합금지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것과 관련, 지난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수입쌀 혼합금지 입법화 환영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효신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왼쪽 두번째)이 ‘수입쌀 혼합미 금지 법안 통과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식량주권범국민운동 등 단체들은 “전국농민회총연맹은 통합진보당과 함께 2007년부터 혼합미 금지 운동을 적극 추진해 왔고, 올해 범국민운동으로 확대발전 시키는 등 일련의 노력 끝에 마침내 입법 성과를 이뤘다”면서 크게 환영했다.

하지만 “혼합미 금지는 판매단계까지만 해당되기 때문에 우리쌀을 지키기엔 역부족”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에서 이미 시행 중인 쌀 이력추적제를 병행해야 혼합미 금지가 완벽히 시행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입법 성과는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으로 번번이 혼합금지 불가론을 폈던 정부가 쌀개방 반대 투쟁에 눌려 찬성입장으로 바뀌면서 연내 처리에 급물살을 탔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 규제개혁법무담당 관계자는 “이번 정기국회에 처리법안이 상당해 상임위별 10개씩 우선 선정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농해수위의 경우 해양수산부와 할당 법안을 나눠야 해서, 농림축산식품부 관련 법안 5개를 우선 처리했다”고 답했다. 할당된 법안 5개 라는 제한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쌀혼합금지 법안이 포함됐다는 것은 수년간 전국 농민들의 쌀개방 투쟁 저력이 고스란히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양곡관리법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수입산과 국내산 혼합 유통금지는 물론 생산년도가 다른 양곡의 혼합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법 위반시 제재방안을 강화했다.

우선 ▲혼합금지 위반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사용·처분 양곡을 시가로 환산한 금액의 5배 이하 벌금, 영업소 정지 또는 폐쇄명령을 비롯해 ▲혼합금지 위반 신고시 포상금 지급 ▲양곡 거짓·과대표시 및 광고 처분 수준도 3년 이하 징역, 시가 환산금액의 5배 이하 벌금 등으로 법의 실효성을 높이게 된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 6개월 후 시행되므로 내년 하반기부터 쌀혼합 금지가 엄격히 제한된다.

한편 지난 4월 쌀혼합금지법안을 발의하며 입법화에 온 힘을 쏟던 통합진보당 김선동 전 의원은 누구보다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 전 의원은 “매우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회에서 혼합쌀 금지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 같아 다행이다. 그렇지만 농민들의 어려움, 소비자들의 건강까지 생각해 볼 때 의무수입물량의 밥쌀용 수입 문제를 농민요구대로 금지한다는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농산물 값 폭락이 심각한 상황에 기초농산물의 국가수매가 가장 합리적인 농업진흥책이라고 생각한다. 쌀혼합 금지법안뿐 아니라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를 핵심으로 하는 국민기초식량보장법안도 국회 안에서 공론화 돼 하루빨리 입법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도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쌀혼합판매 금지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적극 환영했다.

김 의원은 쌀 수입개방을 앞두고, 쌀농가 보호 및 식량주권 강화가 필요하다아울러 지난 9월 수입쌀에 대한 관세율(양허세율)을 정하거나 변경할 때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대표 발의한 만큼 농업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농민들의 8년 투쟁 결과 쌀혼합금지 법안 제정

 

- 2005년 밥쌀용 쌀 수입 허용

- 2007년 양곡관리법 개정 쌀혼합 허용

- 2007년 4월 19일 전남 장흥군농민회 등 수입쌀 포대갈이 부정유통 적발과 대응 투쟁

- 2007년 5월 10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수입쌀 혼합금지를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 2011년 쌀값 상승. 정부, 2009년산 공매로 시장 방출. 신·구곡 혼합 판매 장려해

시중 쌀값 하락 유인.

- 2014년 1월 여주시농민회 5% 국산쌀+95% 미국쌀 섞은 이천농산 혼합미 발견

- 2014년 3월 26일 수입쌀 혼합 금지 서울 기자회견

- 2014년 3월 27일 쌀혼합 금지 입법화를 위한 전농·김선동 의원 국회 간담회 개최

- 2014년 10~11월 전국농민회총연맹, 수입쌀 혼합금지 대국민 선전전

- 2014년 12월 9일 쌀혼합 금지 법안 국회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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