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원도의 맛, ‘펀치볼 시래기’ 건조 한창

사진이야기 農․寫 이달 말부터 출하 … 맛‧영양‧가격 모두 흡족

  • 입력 2014.12.07 17:36
  • 수정 2014.12.07 17:42
  • 기자명 한승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보라가 몰아쳤다. 해발 1,242m 가칠봉에선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강풍이 내리 닥쳤다. 갑작스런 한파에 귓불은 발갛게 얼었고 몸은 움츠러들었다. 화채그릇처럼 생겨 ‘펀치볼(Punch Bowl)’로 불리는 우리나라 최대 분지인 강원도 양구 해안면을 찾은 지난 1일, 무 시래기 덕장(하우스)이 촘촘히 들어선 들판에 발을 내딛자마자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올해로 6년째 무 시래기 농사를 짓고 있는 한동원(42)씨는 별일 아니라는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와 같은 날씨와 기온이 “명품으로 통하는 펀치볼 시래기를 만들었다”며 되려 만족스러워했다. 덕장으로 들이닥치는 강풍을 조절하기 위해 하우스 비닐을 조금 손 본 것이 그나마 다였다. 차광막 아래 빽빽이 내걸린 무 시래기는 물결이 일렁이듯 흔들리면서도 꿋꿋이 바람을 버텨냈다. 무청의 고유한 빛깔도 그대로 간직한 채 잘 마르고 있었다.

한씨는 “농한기가 유독 긴 양구에서 시래기는 농가의 필수작목일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겨울철 양구의 효도작물로 통한다”고 귀뜸했다. 그가 속해 있는 농업회사법인 ㈜디엠지펀치볼에서 출하되는 시래기 가격은 1kg당 15,000원. 이는 해안면에서 시래기 농사에 참여하고 있는 농가들이 모여 정한 가격이다.

비용과 이윤을 조절해 가격을 정하다보니 농가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 그는 “시래기 무를 수확하는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50여명 정도 되는 인원이 꼬박 일해 건조 작업까지 마쳤다”며 “인건비가 많이 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가격이 받쳐주니 일할 맛이 난다”고 강조했다.

올해 수확한 햇 시래기는 2~3개월의 자연건조를 거쳐 이달 말부터 출하된다. 주로 내년 3~4월까지 판매가 이뤄지지만 따로 찾는 소비자를 위해 저온창고에서 연중 보관․판매도 한다. 한씨는 “펀치볼 시래기는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해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은 웰빙식품”이라며 “강원도의 땅과 바람, 기후가 기른 시래기가 곧 겨울 강원도의 맛”이라고 추켜세웠다. 깨끗한 땅에서 길러 높은 하늘 바람에 말린 시래기, 올 겨울 강원도의 맛이 궁금한 이들은 ‘펀치볼’에 주목하라.

덧붙임. 2014 DMZ펀치볼시래기 축제가 오는 20일과 21일 양일간 해안면 해안휴게소 광장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