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매가 일방 결정에 농협RPC 정문 트랙터로 막아

고창농민, 나락값 5만6,000원·건조수분율 16% 요구

  • 입력 2014.11.22 23:31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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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값 하락에 일어선 농심이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입구를 막아섰다. 농민들은 농협의 수매가 결정에 농민대표들이 참여해야 한다며 지역농협들을 압박하고 있다.

▲ 고창군농민회는 지난 14일부터 고창농협통합RPC 정문을 트랙터로 가로막고 나락 가격 결정에 농민대표 참여를 요구했다.

전북 고창군에선 농민들이 지난 14일부터 흥덕면에 위치한 고창농협통합RPC 정문에 트랙터들을 세우고 수매가 하락에 반발하는 중이다. 고창군농민회(회장 조성기)는 이날 “관내농협 조합장들이 농민단체와 충분히 협의한 뒤 자체 매입곡 가격을 결정하겠다 수차례 공언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며 ▲RPC 이사회 농민대표 참여 ▲가격 조정 및 계절진폭 발생 시 현금환원 ▲자체 매입곡 건조수분율 16%로 완화 ▲조속한 RPC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고창농협통합RPC는 올해 5만2,000원(40㎏)에 나락을 수매했다. 지난해 5만6,000원에서 4,000원 하락한 가격이다. 건조수분율 기준은 15%로 제시했다.

고창군농민회는 일방적인 가격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지난해 수매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인구 고창군농민회 사무국장은 “5개 지역농협 조합장들이 법인 이사로 참여해 가격결정을 한다. 지난해엔 농민대표들의 의견을 반영해 가격을 결정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며 “계절진폭이 생기면 그 상승분을 농민에게 현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건조수분율이 높을수록 밥맛이 좋은데 RPC는 관리가 어렵다며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무국장은 “올해는 모든 농산물 가격이 폭락했다. 주위에서 내년엔 뭘 농사지어야 좋겠냐 묻는데 답이 없다”며 “죽을 맛이다. 수입쌀만 안 들어와도 가격 유지가 될텐데”라고 탄식했다. 고창군농민회는 관내 농협 14개 지점 앞에 쌀값을 내린 지역농협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붙이고 조합장들의 결정에 맞춰 대응수위를 정할 계획이다.

한편, 고창농협통합RPC(대표 이천우)는 민간보다 높은 가격에 벼를 수매했으며 수매량도 많다며 난감해했다. 이천우 대표는 “RPC가 약 4만톤 남짓 나락을 수매했는데 판로 찾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가 수급을 맞춰야 하는데 현재 정책으로 목표량만큼 소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쌀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이어 이 대표는 “건조수분율이 16%면 쌀이 썩을 수도 있다. 온도가 상승해 색깔만 변해도 유통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농민들은 “사일로 관리만 꼼꼼히 해도 해결되는 문제”로 보고 있다.

한편, 전북의 다른 시군지역들도 나락값 5만 6,000원 보장을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 중이거나 계획하는 걸로 알려졌다. 김정룡 전농 전북도연맹 사무처장은 “도연맹이 지난달 농협 전북지역본부 앞에 나락을 적재하고 등급별 수매와 사일로 보관 실태조사를 요구했는데 아직까지 조사 중이란 답변을 들었다”며 “20일 농민대회 이후 지역별 행동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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