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날 맞아 설렘으로 준비한 가래떡

학생들, 손꼽아 기다려

  • 입력 2014.11.16 19:53
  • 수정 2014.11.16 19:56
  • 기자명 김용빈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1일은 가을 추수를 마무리하며 맞이하는 농민들의 생일날인 농업인의 날이다. 생일날 철원에서 펼쳐지는 ‘가래떡데이’를 위해 분주한 준비로 며칠을 보냈다.

이번에는 어떻게 할까? 몇 년 동안이나 하고 있는 행사지만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은 매번 똑같다. 며칠 전에 떡을 만들어 시식을 하며 평을 들어보고 필요한 준비 사항을 점검하고 홍보 현수막을 걸며 대비를 한다. 이왕이면 더 많은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떡에 대한 기대도 만족 시켜줄 수 있도록 맛있는 떡을 전달해 주어야 할 텐데 하며 고민들을 나눈다.

올해에는 가래떡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찹쌀로 떡을 뽑고 가래떡 속에 견과류가 들어간 팥고물을 넣고 겉에는 콩고물을 입혔다. 두 가락씩 낱개 포장을 한 다음에 가래떡데이 스티커를 포장용기에 붙여서 가래떡에 의미와 모양을 더해 보았다. 비용과 노력이 더 들어가지만은 빼빼로 과자보다도 더욱 건강하고 맛있고 예쁜 떡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 될 것이다.

▲ 농업인의 날인 지난 11일 철원군농민회 회원들이 학생들에게 우리쌀로 만든 가래떡을 나눠주고 있다.
어린이와 학생들에게 맛있는 떡으로 우리 먹거리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행사는 여러분들의 노고로 이루어지고 있다. 후원과 적극 참여로 함께하는 지역 농협들과 맛있는 떡을 만들기 위한 열정을 가지고 부단히 노력하는 떡 방앗간, 그리고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사행심에 물든 빼빼로 데이 날의 난감한 고민을 함께 털어내 주신 선생님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올해에는 학급 친구들이 빼빼로 과자를 안사기로 하고 가래떡을 기다리자고 했다는 딸애의 친구가 전하는 말에 씽긋 미소를 짓고, 한 아름의 빼빼로 과자를 들고 오던 딸애의 손에 달랑 하나만 들려온 과자를 내려다보며 작은 변화를 감지해 본다.

다만 지난 10일 ‘한-중FTA의 사실상 체결’이라는 어이없는 생일 선물을 받고 맞이하는 올해 농업인의 날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수출 위주의 정책으로 편향된 산업화를 위해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민을 홀대하는 나이든 정부와 정치 그리고 돈밖에 모르는 못된 자본보다는 미래의 주인공들을 만나는 잠시의 시간이 훨씬 희망이었다. 농민들의 생일날에 농민의 한 사람으로 우리의 먹거리를 지키고자 하는 정부의 신중한 농업정책이 펼쳐지기를 바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져보는 것이 욕심이 아니기를 바란다.

철원 김용빈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