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니가 흔들리면 빨리 빼 주어야 하나요

  • 입력 2014.11.16 12:17
  • 수정 2014.11.16 12:23
  • 기자명 백남규 사과나무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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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규 사과나무치과 원장

요즘 젊은 엄마들은 아이들의 치아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만 6세에 가까워지면 아이들의 아래 앞니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의 이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엄마들은 아이들의 첫 ‘이갈이’에 매우 큰 관심을 보입니다. “우리 아이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라고 생각하시며 매우 뿌듯해 하시고 새로 나올 영구치는 예쁘게 잘 나오는지도 궁금해 하십니다.

어떤 엄마들은 혹시나 유치가 영구치가 나올 자리를 가로막고 있어서 영구치가 바르게 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유치를 빨리 빠지게 하려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자꾸 흔들어 주라고 하시기도 합니다. 간혹 유치가 많이 흔들리지도 않는데 영구치가 유치의 안쪽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보면은 유치를 빨리 빠지게 하려는 엄마의 생각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인위적으로 유치를 흔들어서 빨리 빠지게 한다고 해도 안에 있는 영구치는 바르게 나올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유치가 영구치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영구치를 담고 있는 턱의 크기가 작아서 이미 턱뼈 속에서부터 영구치가 바르게 자리잡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만 6~7세에는 턱뼈의 성장이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영구치가 약간 안쪽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후에 턱뼈가 더 자라면서 크기가 커지게 되면 그에 따라 점점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심하게 안쪽에서 영구치가 나오는 경우에는 선천적으로 턱뼈의 크기가 작아서 생기는 현상이므로 유치를 빨리 빼거나 늦게 빼거나에 상관없이 영구치가 가지런하게 배열될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영구치가 삐뚤빼뚤하게 나오는 경우에는 나중에 교정을 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유치를 빨리 뺀다고 해서 영구치가 빨리 나오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영구치는 뿌리가 길어지는 만큼씩 위로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너무 빨리 유치를 빼게 되면 앞니가 없이 지내야 하는 기간만 늘어나게 됩니다. 학술적으로 영구치는 3개월에 평균 1mm씩 올라온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속도가 일정하지는 않아서 어떨 때는 매우 빠르게 올라 오다가 어떨 때는 한동안 움직임이 없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앞니가 조금 흔들리기 시작하면 “아!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있구나” 하고 대견하게 생각하시고 함께 치과에 내원하실 것을 권합니다. 아이들은 만 6세부터 만 8세까지의 2년 동안 위아래 여덟 개의 앞니가 빠지고 새로운 영구치가 나오게 됩니다. 치과에 오셔서 X-ray(파노라마)를 촬영하여 보시고 새로 나와 평생을 함께 할 영구치들이 건강하게 잘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내 자녀의 파노라마사진 안에는 이미 나와있는 20개의 유치와 미래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28개의 영구치가 각자의 자리에서 자라고 있는 멋진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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