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타결은 성과주의적 밀실 협상”
“한-중 FTA 타결은 성과주의적 밀실 협상”
  • 안혜연 기자
  • 승인 2014.11.16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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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옥 제주도의원/FTA대응특별위원장 <전빛이라 기자>

지난 10일 정부는 실질적인 한-중 FTA 타결을 선언했다. 이에 제주도의회 로비에서 FTA 대책 촉구 단식농성을 벌이던 허창옥 FTA대응특별위원장은 단식을 중단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대응방안 마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의원실에서 만난 허 위원장은 4일간의 단식으로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지만 정부의 기습적인 한-중 FTA 발표에 상심하고 분노를 표했다. 허 위원장에게 한-중 FTA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물었다.

-단식 중 한-중 FTA가 기습적으로 타결됐는데

9일 밤 한-중 FTA가 곧 타결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다음날 정상회담에 들어가자마자 정부가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도대체 이래도 되는 건가. 과거 한-칠레, 한-미 FTA 때조차 정부가 언론을 통해 진행 상황과 대응책을 알렸는데 한-중 FTA는 철저히 비밀주의에 입각해 진행됐다. 한-중 FTA 13차 협상이 끝난 지난 9월 26일에만 해도 산업통산자원부는 농수산업과 제조업 분야의 이견이 너무 커 쉽게 타결 되지 못할 것이라 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만 2번의 비공식적인 회의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나라의 식량을 책임지고 있는 생산주체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한, 성과주의적인 타결이다. 참담하다. 개인적으로 도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의 한계를 너무 철저하게 느낀다. 도민들 특히 농어민들에게 죄송하다.

-제주도 대표 작물인 감귤 등 11개 품목이 양허 제외됐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감귤을 비롯한 11개 품목의 양허제외를 요구했지만 이는 최소한의 요구다. 지금 상황에서 최소한 양허제외라도 해야 20~70% 관세를 유지할 수 있다. 이미 현행 관세에서도 중국에서 농산물이 쏟아지듯 들어오고 있다. 양허제외 한다고 해서 그게 무슨 11개 품목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것처럼 떠드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양허제외 품목 외의 다른 농수산물, 식품의 규모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도미노 현상에 의한 피해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한-중 FTA로 인한 피해 대응책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지만, 첫째로 최대한 농어민의 입장에서, 둘째로 식량주권 차원에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개방화 시대에 우리 1차 산업 기반이 무너진 후 식량 안보니 주권이니 하는 얘기가 가능하겠는가. 한-중 FTA가 타결됐다는 건 농어업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와 같다. 가능한 빨리 지원책을 발표하고 각 지자체는 이것을 자기 지역에 맞게 정책화 시켜야한다. 또 국회 계류 중인 FTA무역이득공유제를 조속히 통과시켜 시행해야 한다. 김우남 농해수위 위원장도 제도가 최대한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중요한 건 농어민 그리고 도민들이 납득할 만한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중앙 정부의 획일적인 지원책을 제주도에 걸맞게 제도화해 나가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우선 감귤 등 제주도의 대표적인 11개 품목에 대한 생산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 안전성이라고 하는 것은 생산에서 유통까지 포괄하는 것이다. 또 제주도가 갖고 있는 청정지역 이미지를 살려 제주산 농수산물을 원재료로 하는 식품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과거 FTA 기금은 시설이나 직접적인 보조금에 집중됐는데, 앞으로는 식품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 개발 등에도 투입돼야한다. 나아가 제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20%는 식품산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주도의회는 이번 한-중 FTA에서 제주도민의 요구사항이 얼마나 채택됐는지 분석하고, 냉철하고 차분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한-중 FTA 타결로 가슴이 아프지만 전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생산주체들이 행복해질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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