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쌀 저가판매 중단하라

  • 입력 2014.11.09 18:2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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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쌀 수확량이 전년보다 다소 감소했는데도 산지 쌀값이 하락하고 있다. 2015년 쌀 전면 개방에 따른 시장의 불안이 수확기 쌀값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고율 관세로 인해 추가적인 쌀 수입은 거의 없을 것이라 하나, 시장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수입 농산물로 인한 농산물 가격폭락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농민들에게 쌀값 하락은 농가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형마트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쌀을 판매하고 있어 농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주 어느 대형마트에서는 2014년산 햅쌀 20kg 한 포대를 3만9,500원에 판매했다. 이는 10년 전 가격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형마트의 쌀 저가 판매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온다. 대형마트의 할인행사는 결국 그 부담을 납품하는 농협RPC에서 한다. 저가 납품을 위해 낮은 수매가로 농민들의 벼를 사들일 수밖에 없고, 그것은 산지 쌀값 하락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농민들이 대형마트의 쌀 저가 판매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강력한 조치를 통해 대형마트의 저가 판매를 제재해야 한다. 아울러 근원적으로 지역농협RPC에서 쌀을 저가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지역농협RPC에서는 농민들에게 비싸게 주고 수매해서 비싸게 팔려는 생각보다는 싸게 사서 싸게 팔아치우려는 무책임한 경영이 횡행하고 있다.

대형마트 바이어들에 따르면 지역농협RPC들이 서로 싸게 납품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실로 한심한 영업수준 때문에 대다수 지역농협RPC들이 경영손실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마치 농민들이 수매가를 무리하게 올려 달라고 해서 그런 것이라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햅쌀이 나오는 수확기에 대형마트 쌀 저가 판매행태는 시세의 절반으로 납품하는 농협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농협중앙회는 수매가 인상을 통제하지 말고 수매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해야만 한다.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납품해 경영손실을 초래하고 산지 쌀값을 떨어뜨리는 경우 강력하게 통제해야 한다.

아울러 대기업의 대형마트에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할 것을 촉구한다. 쌀은 우리민족의 혼이요 농민들의 자존심이다. 아무리 쌀 개방으로 쌀이 흔한 세상이라 해도, 쌀을 미끼 상품으로 전락 시키는 것은 농민들의 마지막 자존심을 짓밟는 것에 다름 아니다. 밥 한 톨에 우주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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