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역 벼목도열병은 자연재해다

  • 입력 2014.11.02 17:24
  • 기자명 한국농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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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역의 벼목도열병 피해가 심각하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신정훈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나주·화순)이 문제를 제기한 전남·경남지역의 이번 도열병피해에 대해 농민들은 천재로, 정부는 인재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의 논리는 이렇다. 우선 종자선택에 있어서 도열병 감수성 종자를 선택했고, 질소질 비료를 과다 시비했으며, 도열병균 침입 최적의 기상환경 속에 적기 방제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농민과실로 인한 병충해이지 자연재해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신정훈 의원은 해석은 다르다.

수십 년간 농사를 지은 농민들이 올해만 유독 질소질 비료를 많이 뿌렸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며, 출수기에 저온다습의 기상환경과 장기간(20일간) 강우로 인해 적기 방제를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도열병은 명명백백한 자연재해로 봐야한다는 거다.

같은 결과를 두고 해석이 전혀 다르다.

이번 남부지방 도열병 발생 원인에 대한 정부의 분석 자료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별히 올해 광범위하게 목도열병이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가를 가지고 발생 원인을 따져야함이 옳다. 첫째 품종의 문제다. 이는 농민들의 선택의 여지가 없다. RPC에서 수매하는 품종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지속적으로 재배해 오던 품종이다. 그리고 질소질 비료 과다시비에 관련해서 농진청 자료는 수년간 시비량을 분석한 것이 아니라 올해 현재 상태에서 분석한 것으로 올해 특별히 질소질 비료를 많이 뿌렸다고 단정할 수 없다. 여기까지는 예년과 엇비슷한 조건이다.

그런데 올해 기상환경을 보면, 출수기에 저온 다습한 조건으로 도열병균 침입의 호조건이었다는 것과 장기간 강우로 인해 방제하기 어려웠던 점, 또 출수기에 저온을 인해 출수기가 늦어져 방제 적기를 맞추기 어려운 점 등이 예년과 다른 특이한 상황이다.

결국 남부지역의 목도열병 발생 원인은 기상환경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때문에 자연재해로 인정하고 적절히 보상해야한다. 그렇지 않아도 농민들은 쌀 전면개방과 수확기 쌀값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농민들을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할 정부가 명백한 사실을 왜곡하여, 농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뜻이 있다면 길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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