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엉터리 쌀 통계, 조작인가 실수인가

5년간 쌀 원가 19만7,360원→16만1,680원 ‘하락’
박민수 의원 “결손액 무마하려 자료 누락까지” 맹비난

  • 입력 2014.11.02 16:43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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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쌀 통계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다. 쌀 판매원가가 줄어드는가 하면, 일부 자료를 누락시켜 결손액을 은폐시키는 등 석연치 않은 구석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정부 쌀 통계 조작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향후 정부는 어떤 해명을 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김우남) 종합감사장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민수 의원(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의 격앙된 목소리가 이동필 장관을 향했다. 박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작·배포한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 자료 중 2006~2009년 쌀 판매원가를 고의로 조작해 결손액을 은폐하려 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이 제기한 ‘이상한 통계’ 첫 번째는 2004년까지 상당 수준 올라가던 쌀 판매원가 19만7,360원이 5년 후인 2009년 16만1,680원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80kg 쌀 한 가마당 결손액(판매가격-판매원가)이 2003년 4만3,500원이던 것이 2009년 8,080원으로 급감했다는 통계치를 들었다.

여기까지는 2013년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 자료를 근거한 문제제기였다. 그런데 2014년 주요통계 자료는 더 기막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올해 발간된 주요통계 자료에는 지난해까지 반영돼 있던 2005~2009년의 각 ▲판매원가 ▲결손액 자료가 뭉텅 빠져 있다. 다시 말해 쌀 판매원가와 결손액 자료가 2004년까지만 표기된 것.

박 의원은 “인건비와 농자재비가 급상승하는데, 생산원가가 어떻게 낮아질 수 있나. 5년간 무려 18% 하락한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해마다 쌀 생산비 대비 정부 매입가격이 차이가 나자 의도적으로 원가를 낮췄다고 밖에 해석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쌀 매입가격을 낮추는 효과도 가져온다고 보고 있다.

또 “원가 대비 결손액이 증가하자 이를 은폐하려 올해 통계자료에는 고의적으로 누락시켰다. 이게 말이 되나”며 이동필 장관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이동필 장관은 “통계는 지금 보는 것이라…. 정확하게 더 파악하겠다. 하지만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얼버무렸을 뿐 즉시 해명하지 못한 채 국정감사를 마무리 했다.

이 장관 취임 이후 나타난 쌀 통계의 오류는 “신뢰받는 농정을 펼치기 위해 농업관련 통계를 바로 잡겠다”는 이 장관의 취임일성과 정면으로 배치돼 비난이 들끓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 박수진 과장은 “올해 자료의 결손은 의미없는 통계였기 때문에 빼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하던 차에 제작과정에서 매끄럽게 정리를 못한 실수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판매원가는, 정부의 매입가격과 보관비용 등의 제비용을 합한 것으로 농민들의 생산원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관계를 정리해서 의원실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쌀 통계조작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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