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별 그리고 똥통

  • 입력 2014.11.02 15:32
  • 기자명 한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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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지내고 1990년 체육청소년부 장관을 지낸 정모 의원이 신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이후 모처에 모여 회식을 했더란다. 그때 그 자리에 초대받은 정모 의원이 늦게 도착해 걸판지게 취한 장성들을 향해 내던진 한마디가 ‘똥별’이였단다. 그날 정모 의원은 장성들에게 얻어맞았다나 어쨌다나. 이미 고인이 돼버려 확인할 길은 없지만 어쨌든 정곡을 찌른 말이었다.

지금은 달라졌겠지만 군대에서 유행했던 말을 살펴보면 군대 내의 사회상도 함께 볼 수 있어 흥미롭다. ‘군대일 하나마나, 군대잠 자나마나, 군대밥 먹으나마나’란 말과 ‘소령중령대령은 권총도둑놈, 소위중위대위는 깡통도둑놈, 일병이병상병은 깜밥도둑놈’이란 유행어를 보면 군대내의 부패구조를 여실히 드러낸다 하겠다.

이런 군대에서 장군이 됐다면 분명 이는 똥별 맞다. 그렇잖아도 별을 따려면 돈과 뇌물 그리고 성상납까지 이루어진다는 설이 있고 보면 그 별이 진정한 별은 아니지 싶다. 특히 군인으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자신의 안위와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똥별이라 해도 달리 변명할 여지가 없을 듯하다.

정모 의원이 농담으로 한말이겠지만 언중유골이다. 쿠데타 세력은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꺾어버리고 자신들의 정권보위를 위해 총칼로 국민을 해치고 위협했다. 그러니 진정한 똥별이렸다.

전작권환수 약속을 파기하고 2020년까지 아니 실질적으론 영구히 전작권을 미국에 맡기겠단다. 물론 한민구 국방장관을 앞세운 청와대의 이야기다. 근데 이 줏대도 밸도 없는 장관에게 국회의원이 물었다. 군사주권을 포기해 부끄럽지 않느냐고. 부끄러울게 없다고 또렷하게 대답했다. 덧붙여 주권의 문제가 아니라 안보의 문제라고 덮어씌우는 요령을 부렸다. 배짱 좋은 똥별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이런 똥별이 장관이 되었으니 군사주권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하다.

역사를 모르는 인간들이 국민들 위에 군림하며 통치자로 나선 지금의 상황이 조선말, 대한제국시대와 엄청나게 비슷하다. 군사주권을 청나라에 맡겼다가 일본에 맡겼다가 결국 국가주권을 잃고 말았다.

군사주권뿐이랴. 이미 식량주권은 포기하지 않았는가. 우리국민이 농사짓고 먹을 것을 선택하는 권리를 다른 나라에 맡긴 똥통정권이다. 제 똥 삼년을 못 먹으면 죽는다고 했다. 이 말은 순환적 생명살이를 말함이며 식량주권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다. 어찌보면 신토불이와도 같은 말이다. ‘몸과 땅이 둘이 아니다’ 란 말은 식량주권의 대표적 표현이다.

그런데 이 나라 청와대는 식량주권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 그것은 바로 똥(순환,생명)이었기 때문이다. 자본으로 치환되지 못하는 처리비용만 발생시키는 똥을 만들고선 그 똥에 침을 뱉은 것이다. 국민들은 군사주권을 팔아먹는 똥별들과 식량주권을 팔아먹은 똥통(정권)에게 침을 뱉고 있음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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