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전면개방 후 10년, 쌀값 13만8,000원 폭락 우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 ‘농경연 보고서’ 분석 결과 밝혀

  • 입력 2014.10.19 21:18
  • 수정 2014.10.19 22:16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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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개발어젠더(DDA)가 타결될 경우, 국내 쌀값이 80kg당 13만원대까지 폭락할 것이란 정부 보고서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천안을)은 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한 ‘쌀 관세화 전환과 수입가능성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DDA협상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 지위를 부여받을 경우, 2023년 국내 산지 쌀값을 80kg당 13만8,000원으로 예측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원장 최세균)이 정부의 쌀관세율 513% 발표를 앞두고 향후 영향을 분석한 것으로, 쌀값을 보장한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쌀값 폭락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DDA는 우루과이라운드(UR)에 이어 새로운 자유무역체계를 갖추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됐지만, 지지부진해 오다 지난해 12월부터 본격 협상이 추진되고 있다.

농경연의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쌀관세율을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해 회원국들과 관세화 전환에 합의하고, DDA가 타결되면 10년 후인 2023년 국내 산지 쌀값은 80kg당 13만8,000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3년 기준 국내 산지 쌀값 17만4,871원과 비교해 무려 21%나 폭락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특히 WTO 협상에서 정부가 제시한 관세율 513%가 관철된다 하더라도 향후 DDA 협상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 지위를 받게 되면, 5년간 이를 46.7% 감축할 가능성이 높다. 저율할당관세(TRQ) 물량 역시 현행 8%에서 11.5%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쌀 관세율은 237%로 하락하고 17만8,000톤을 추가 수입하는 상황도 맞게 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한 DDA에서 우리나라가 개도국 지위를 유지한다 해도, 2023년 국내 산지 쌀값은 80kg 당 14만8,000원으로 역시 하락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DDA 타결 가능성은 적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가 513%의 고율관세가 향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DDA에서 관세인하, 추가수입 압력 가능성이 있다고 지속적으로 제기한 문제를 묵살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DDA 타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12월 작성한 ‘WTO 각료회의 결과보고서’에서 발리 패키지 타결을 계기로 DDA 농업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박완주 의원은 “WTO 회원국들과의 협상에서 쌀 관세율을 성공한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며 “향후 TPP, DDA 협상에서 쌀을 지키겠다는 대통령의 약속과 법제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농경연은 14일 “정부는 1%의 위험이라도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발간했다”며 “DDA 협상 타결 가능성은 낮지만 2017년 타결되는 것을 가정해 기술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벼 재배면적 감소 추세보다 1인당 소비량 감소 속도가 빨라 다른 조건들이 동일하다면 중장기적으로 쌀가격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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