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쌀값 하락, 때늦은 시장격리보다
우선지급금 ‘동결’ 최우선

시세 형성되는 지금이 ‘골든타임’ … 유통시장 반응 민감

  • 입력 2014.10.19 21:17
  • 수정 2014.10.20 08:54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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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쌀 예상생산량이 418만톤으로 전망된 가운데 현장은 현장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쌀값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는 쌀 관세화를 목전에 둔 예외적인 상황이라는 점과 2013년산 쌀의 단경기 실종 등 심리적 요인이 쌀 가격에 부정적인 조건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내놓은 카드는 초과분의 시장격리. 하지만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을 작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는 현장의 분석이다.

통계청은 14일 올해 쌀 예상생산량을 현백률 92.9%로 했을 경우 418만4,000톤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423만톤에 비해 4만6,000톤, 1.1% 감소한 물량이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장관 이동필)는 같은날 쌀 수급 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신곡수요량 약 400만톤 초과 물량 매입·격리 ▲미곡종합처리장(RPC)에 대한 벼 매입지원자금 1조2,308억원 조기 지원 ▲수입쌀 부정유통 방지 ▲쌀소비 촉진 등이다.

이 중 시장격리 물량은 쌀값 동향을 토대로 11월 중 확정되는 실수확량을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 물량은 시중 쌀부족 등 수급불안과 가격 급등이 발생하지 않으면 밥쌀용으로 시장에 방출할 것을 자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장의 쌀값은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2014년산 신곡 가격은 80kg 17만7,844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1% 낮다.

농민들은 “정부가 협상도 포기하고 쌀을 전면개방한다고 선언한 것과 더불어 농협 RPC에서 벼 매입 우선지급금을 낮게 책정한 데 그 이유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농협RPC들의 우선지급금은 정부의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을 그 기준으로 한다. 최근 쌀값 하락의 근본 원인은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에서 기인한다는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실제 정부의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은 지난해 보다 3,000원 낮은 5만2,00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농식품부 국정감사 때 새정치민주연합 최규성 의원은 “최소한 지난해 수준으로 우선지급금을 동결하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전북 익산에서 벼농사를 짓는 김영재 씨는 “대부분 RPC를 통해 쌀수매를 하고 있는데, RPC들이 경영이 악화된 상황이라 수매도 소극적이고 가격 또한 낮게 사려는 분위기다. 정부가 수확기 가격안정을 위해 시장격리를 얘기하는데, 그보다 시장가격이 형성되는 지금 이 시점에 우선지급금을 최소한 지난해와 같이 5만5,000원으로 동결해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11월 중순 실수확량이 확정되고 시장격리 물량을 구체화 할 시점엔, 쌀값은 이미 농민들과는 별개가 되기 때문이다. 수확기 쌀값 안정의 골든타임은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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